세운상가에 1㎞ 공원 ‘세트럴파크’ 만든다…박원순 반쪽보행로 사라지나
세운상가~진양상가 노후지역 ‘공원화’
협의 매수에 토지 소유주 반발 가능성
공원 양옆엔 초고층 빌딩, 하부엔 극장
충무로 다시 한국영화 중심지로 육성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부터 중구 진양상가까지 약 1km에 걸쳐 늘어선 7개 노후 상가가 단계적으로 모두 ‘공원’이 된다. 서울시는 중앙에 위치한 삼풍상가와 PJ호텔을 가장 먼저 공원으로 지정해 땅을 사들이는 협의 매수 절차를 밟는다.
열린 녹지 공간을 목표로 하는 만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만든 공중 보행로는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공원 양 옆으로는 업무·상업·주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 지하에는 뮤지컬 전용극장 등 대규모 문화 공간도 조성한다.
앞서 서울시는 2006년 세운상가와 주변지역을 재정비촉진지구(세운지구)로 지정하고 재개발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사업이 지지부진해졌다. 이후 2011년 도시 보존을 중시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며 사업은 완전히 동력을 잃었다.
박 전 시장은 세운지구를 171개 구역으로 잘게 쪼개기도 했다. 이로 인해 기반시설을 확보하거나 높이 규제를 풀기 어려워져 지금까지 24개 구역에서만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나머지 147개 구역은 정비구역이 해제될 위기다. 서울시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고자 이번 계획안에 147개 구역을 23개로 넓게 통합하는 내용을 담았다.
나머지 세운상가군 전체는 존치정비구역(공원용지)로 지정된다. 앞으로 주변 개발과 연계해 기부채납을 받거나 통합 재개발을 추진한다. 개발업자가 노후 상가를 사서 공원으로 만든 후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면 빌딩 용적률을 높여주는 전략을 쓰겠단 것이다. 인현상가는 아예 중구청 일대인 6-4-1구역과 통합 개발토록 제시했다. 최종적으로는 북악산~창덕궁~종묘~남산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도심 녹지축을 만드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지역 주민과 시민 안전을 위해 세운상가 일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랜 기간 재개발이 좌초되며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전체의 97%나 된다고 했다. 붕괴와 화재에 취약한 목조 건축물이 절반 이상이기도 하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도로도 전체의 65% 수준이다. 최근에는 세운상가의 콘크리트 외벽이 떨어져 지나가던 상인이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공원 양 옆으로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을지로 일대에 업무·상업시설을 개발하면 용도를 중심상업지역으로 높여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규 산업 인프라를 100만㎡ 이상 공급한다. 대신 일정 규모의 벤처창업 용도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산업 교류 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기업과 인재들이 모이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다.
낮에만 사람이 모이고 저녁에는 텅 빈 도시가 되는 이른바 도심 공동화 현상도 막는다. 직주 혼합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약 1만 가구의 도심 속 주거단지를 조성한다. 서울시는 “세운지구 안에 주택을 개발할 때는 공급주택의 10%를 도심형 임대주택으로 확충해 직장인과 청년, 신혼부부에게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무로 일대는 한국 영화산업의 상징적 공간으로 다시 육성한다. 충무로 일대 민간 재개발시 공연장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문화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을지로 일대 공원 하부에는 12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 극장도 건립한다.
대학로~을지로~충무로로 이어지는 공연예술 클러스터를 만드는 셈이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종묘~퇴계로 일대가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 선도사업”이라며 “신속하게 정비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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