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수원] 차별·소외 없는…모두가 하나 되는 도시 ‘수원’

김기현 기자 2023. 10. 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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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광교호수공원에서 열린 ‘가을애(愛) 함께애(愛) 걷기대회’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 김기정 수원특례시의회 의장 등이 수원시민들과 함께 걷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지난해 우리 사회 전반에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발달장애인이었다. 우영우가 장애를 딛고, 비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가족부터 친구, 이웃 등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든 덕분이었다. 비단 드라마에서만 등장하는 이상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수원특례시도 올해 초부터 발달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에 나섰다. 차별과 소외 없는, 모두가 하나 되는 도시를 구축하는 데 일조할 ‘수원형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을 들여다본다.

수원특례시가 발달장애인 정책 수립을 위해 시설장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조기 발견부터 자립까지”…생애주기별 복지 로드맵 마련

현재 시 전체 인구 가운데 4%(4만4천300여명)는 장애인이다. 이 중 발달장애인(지적장애인 및 자폐성장애인)은 4천600여명으로, 전체 장애인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몇 년 새 증가세도 뚜렷하다. 지난 2018년(3천800명) 이후 5년 동안 800여명이나 늘었다.

시가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을 수립한 이유다. 이 종합대책에는 발달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 안전망을 생애주기별로 정리한 로드맵이 포함됐다. 영유아기 발달장애 확인 및 진단, 청소년기 발달 재활 및 사회활동 지원, 성인기 자립 및 권리 보호 등이다.

발달장애는 다른 장애 유형과 달리 성장 과정에서 발견되거나 진단될 수밖에 없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이에 시는 발달장애 의심 아동에 대한 선별검사와 심층검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시장애인가족지원 센터에 임상심리 전문가를 배치해 공공기관에서 발달장애 아동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수원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와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발달 지연 아동 조기 발견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양 기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수원특례시 제공

최근에는 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심층검사 결과지를 토대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의뢰서와 소견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약도 맺었다. 발달장애 의심 아동의 조기 발견과 빠른 재활서비스 개입이 가능케 한 것이다. 발달장애를 진단받은 이후에는 복지서비스 안내와 부모교육, 사례관리 등을 제공해 가족이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청소년 발달장애인에게는 다양한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언어·심리·미술·운동 등 발달재활 서비스와 심리지원, 스포츠 강좌 수강 등이 대표적이다. 학령기 아동청소년을 위해서는 활동 지원과 양육지원, 방과 후 활동 등을 지원한다. 가족 여행지원과 힐링캠프, 긴급돌봄서비스 등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 힘을 보태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해서는 주간보호시설과 주간활동 서비스를 확대했다. 여기에 근로사업장, 보호작업장, 직업 적응훈련시설 등 일자리도 확충했다.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정보와 체험홈 등의 사업도 진행 중이다.

수원특례시가 구축하고 있는 발달장애 종합정보사이트(안). 수원특례시 제공

■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보통의 일상을 지원한다

시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은 발달장애인의 돌봄을 강화하고, 가족들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이 뼈대를 이룬다. 사회서비스 지원을 연계해 주간활동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자립을 지원하며 위기가구에 적합한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가족지원 인프라를 확대하는 게 골자다.

먼저 발달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주간활동 서비스와 제공기관이 대폭 확대했다. 18~65세 발달장애인의 낮 시간 활동을 지원하는 주간활동 서비스는 7개소에서 10개소로 3곳이 늘었다.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작은 동물을 접하며 교감할 수 있는 이동동물원 등의 프로그램들이 추가된 것이다.

6~18세 청소년 발달장애인을 위한 방과 후 활동서비스도 4개소에서 6개소로 늘렸다. 이에 따라 자연을 느끼며 정서를 표현하는 숲 체험이 신설되는 등 활동 폭이 넓어졌다.

18세 미만 장애아동에게 언어와 재활심리 등 적절한 치료적 재활서비스를 바우처로 지원하는 발달재활서비스도 이용 자격도 완화했다. 발달장애 진단 이후 장애등록을 하지 않은 6세 미만의 경우 의뢰서를 받아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 문턱을 낮춰 500명가량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주간보호시설도 확충했다. 지난 8월 영통종합사회복지관에 장애인주간보호센터가 새로 문을 열었고, 내년 초 광교종합사회복지관에도 신설을 앞두고 있다.

위기에 처한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사례관리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시장애인가족지원 센터는 사례관리 매뉴얼과 지침을 세분화하고, 유관기관과 업무협약 등을 잇따라 추진했다. 또 사례관리를 담당할 전문 인력을 채용해 전문성을 높였다. 전문 사례 관리사는 가능한 자원을 연결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위기 장애인 가족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지난 4월 수원특례시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수요자 중심 지원정책…발달장애인의 삶을 빛나게!

시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은 또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직접적인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지원하는 데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발달장애인들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안내하는 종합정보 사이트 구축 계획이 대표적이다. 이 사이트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과 정책을 총망라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 말 이 사이트가 구축되면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정보격차를 줄이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발달장애인들이 ‘주인공’인 제1회 발달장애인 문화예술 페스티벌도 준비 중이다. 다음달 7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 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발달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소통의 장’ 역할을 할 계획이다. 발달장애인들의 노력이 깃든 연주, 합창, 뮤지컬, 난타 등의 공연부터 공예 및 미술 전시까지 만날 수 있다. 발달장애 피아니스트 겸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은성호씨가 축하 공연을 맡았다.

시는 장애인 복지정책에 장애인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올해 4~5월 지역 내 장애인단체들을 차례로 만나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으며 6월에는 단체장과 시설장, 복지관장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시는 이를 통해 도출된 총 25건의 현장의견을 검토해 중장기 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시민의 행복 추구에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겠다”며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이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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