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서울보증 상장 철회 '백기'...예보, '금융댐'도 공적자금 회수도 '안 풀리네'

김성훈 기자 2023. 10. 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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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전격 철회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장 과정에서 지분 매각을 통해 6조원대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던 예금보험공사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서울보증보험, 수요예측 실패에 IPO 백기
서울보증보험은 어제(2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 결과 기업공개(IPO)를 철회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서울보증보험은 공시를 통해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공모 희망가를 높다고 판단하면서 수요예측 단계에서 실패를 거둔 게 주 요인으로 꼽힙니다. 

앞서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부진한 결과를 거뒀습니다. 

희망 공모가 하단에서도 필요한 모집액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여 기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 범위인 3만9천500원~5만1천800원 하단에 가까운 금액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 부진 이유로 최근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서는 등 시중 금리가 오른 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으로 국내외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을 꼽았습니다.

공적자금 회수하려던 예보도 계획 '삐걱'

서울보증보험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서울보증보험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졌고, 당시 예보는 10조원 가량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예보는 그간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한 10조원 중 절반 수준인 5조9017억원을 아직 회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분 93.5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예보는 IPO를 통해 구주매출로 지분 10%를 매각한 뒤 상장 후 2~3년에 걸쳐 소수지분을 매각해 최대 지분 33.85%를 처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은 IPO를 재추진할 때까지 미뤄지게 됐습니다. 

예보 측은 "외부의 환경적 요인으로 상장 추진이 중단된 것이고, 상장 자체를 두고 이견은 없었다"며 "적절한 시점이 되면 다시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27년까지인 상환기금의 존속기한과 함께 검토가 되어야하는 부분이라 전체적인 회수계획에서의 차질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예보는 적절한 시기에 최대한 높게 가치 평가를 받아 공적자금을 회수한다는 방침입니다. 

금융안정계정 '허송세월'…이 와중에 유재훈 사장 잦은 해외출장 '도마'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사진=예금보험공사)]

이외에도 예보의 주요 사업도 삐걱되고 있습니다. 

'금융안정계정' 도입 추진이 대표적입니다. 

'금융안정계정'은 금융사가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을 때 예금보험기금을 통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사전에 부실을 막는 제도입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와 지난 3월 미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사태로 도입 필요성이 부각됐지만, 번번이 가상자산이나 실손보험 간소화 등 다른 금융 이슈들에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야당에서도 이견을 보이면서 당초 금융위와 예보는 올 상반기에서 7월로 제도 도입 계획 시점을 한 차례 바꿨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재훈 사장의 잦은 해외출장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예보가 김성주 의원실에 제출한 출장 실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말까지 금융위 산하 금융공공기관 기관장 가운데 최대 해외 출장자는 유재훈 예보 사장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재훈 사장은 다음 달 베트남 출장 예정 건을 포함해 1년간 8차례 해외출장이 확인됐습니다.

출장비도 약 5천700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예보는 "전체 해외출장 8건 중 6건은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 총회, 이사회 및 지역위원회 참석을 위한 건"이라며 "나머지 해외출장 2건은 한-인니 정부행사 참석과 IADI 주요 회원국인 말레이시아 등과 양자협력 논의를 위한 출장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전임 김태현 사장은 재임기간 중에 해외출장이 2번에 불과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예보 상임위원들이 나눠서 해외출장을 다녀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24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예보의 주요 추진 사업 진행 상황과 공적자금 회수, 유재훈 사장의 해외출장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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