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온실가스 배출 상위국 모두 2030년 감축목표 달성 어려워”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들이 스스로 설정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030 NDC)를 기한 내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의 배출량 자료를 분석해 2030년 감축량 전망치를 도출한 결과, 2030 NDC 목표치와의 격차가 상당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한경협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대치인 48.6GtCO2-eq(기가이산화탄소환산톤)로, 1990년부터 연평균 1.39%씩 꾸준히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1위는 14.3GtCO2-eq을 배출한 중국이고, 이어 미국과 인도, 러시아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4개국의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50%를 넘었는데, 이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의 성패가 사실상 이들 국가에 달렸다고 한경협은 설명했습니다.

국가별 감축 정책을 살펴보면 먼저 중국은 2030년 감축 목표를 수치로 제시하는 대신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에 도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넷제로(탄소 순 배출량 0) 달성 시점은 국제사회의 2050년보다 늦은 2060년으로 설정했습니다.

미국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효과를 반영해도 2005년 대비 43% 수준의 감축이 최대치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인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탄소중립을 위해 경제성장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도는 2030 NDC 목표를 2021년 배출량인 3.4GtCO2-eq을 웃도는 4.6GtCO2-eq으로 잡았고, 여기에 더해 2030년까지 석탄 발전량을 2022년 대비 25%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넷제로 시점도 2070년으로 설정했습니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1990년 배출량의 70%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2030 NDC 목표를 설정했지만, 이 역시 2021년 배출량인 2.16GtCO2-eq을 상회합니다.

중국과 인도, 러시아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협은 해석했습니다.

탄소중립 선도국으로 알려진 영국과 독일의 NDC 목표 달성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영국은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68% 감축으로, 독일은 65% 감축으로 가장 급진적인 목표를 잡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최근 영국 정부는 신규 원유·가스 및 석탄 개발 사업을 허가했고, 독일 정부도 2030년 탈석탄 계획을 어기면서 석탄발전소 재가동을 승인했습니다.

한경협이 주요 20개국(G20)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전망치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감축 격차율을 계산한 결과 평균은 25.0%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은 34.2%로 평균을 웃돌았는데 산업구조 등 현실적인 여건에 비해 2030 NDC 목표치가 지나치게 도전적으로 설정된 것이 이유라고 한경협은 분석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한경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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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수 기자 (m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