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이룬 미래에셋 김미섭 부회장, 경영 전면에…2기 체제 출범
박현주 '글로벌 전략' 20년 지근거리서 동행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미래에셋증권(006800)이 김미섭 신임 부회장을 필두로 '2세대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게 됐다. 김 부회장은 박현주 회장의 글로벌 진출 전략 핵심인물로 지난 20년간 활약한 인물이다. 때문에 최현만 회장과 조웅기 부회장, 이만열 사장 등 1세대 창업멤버가 물러난 자리에 김미섭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김미섭 부회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추대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창업멤버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조웅기 부회장, 이만열 사장 등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김미섭 부회장과 함께 허선호 부회장, 이정호 부회장이 새로 임명됐는데, 이중 김 부회장에 대한 박현주 회장의 신임이 두텁고 미래에셋그룹의 전략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직 임원등기, 대표이사 선출 등이 남은 단계지만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 단독 대표체제나 허 부회장과 2인 공동대표 체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 3월 미래에셋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신임 부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표이사였던 최현만 회장, 이만열 사장 이외에는 유일한 사내이사였던 만큼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는 분석이다.
1968년생인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그룹 초창기인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한 뒤 그룹 해외진출의 발판을 다지고 해외사업을 키워낸 인물이다. 박현주 회장의 해외진출 전략을 20년간 지근거리에서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지난 6월 미래에셋그룹이 글로벌 리더 육성 차원에서 진행한 해외 연수 프로그램(글로벌 AMP) 참가자 8인에 선발돼 미국 스탠퍼드에서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과 함께 최고위 교육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홍콩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시작하던 당시 김 부회장은 법인 현지설립을 위한 실무작업을 이끌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싱가폴 법인장, 브라질 법인장 등을 역임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진출 전략과 커리어를 함께 했다. 해외에서 돌아온 뒤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하다가 지난 2021년 말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사업 총괄을 지내왔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진출 노력에 스스로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2차 릴레이 세미나'에 참석해 "미래에셋이 2003년 해외 진출해 만 20년 중 15년 동안 힘든 시기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그는 "모르는 국가에 처음부터 M&A을 통해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자체적인 비즈니스 셋업을 하고 발전시키는 과정 이후 201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인수와 합병을 통한 해외에서의 비즈니스 전략을 취했다"며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할 특정 사업 분야는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짧은 시간에 확장해 나가니 최근 5년 동안 굉장히 큰 가시적 성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은 지난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 ETF'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Global)X', 지난해 호주 'ETF 시큐리티 오스트레일리아'(ETF Securities Australia), 올해 영국 ETF 시장조성자 GHCO 등을 인수하면서 M&A를 통한 해외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해외진출 20주년을 맞이하는 미래에셋의 해외법인 자기자본은 5조4000억원으로 그룹 전체 자기자본(17조3000억원)의 약 31.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최근에는 기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더해 미래에셋증권까지 가세하며 인도 시장에 공을 쏟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9월 홍콩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인도법인 지분을 인수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경영관리 효율성을 높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다.
ze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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