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스페인·브라질·캐나다·감비아… 홍명보 감독은 조호르가 그냥 동남아 팀이 아님을 알고 있다
(베스트 일레븐=울산)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한국 축구계에 꽤 뿌리가 깊은 동남아 축구에 대한 선입견을 버렸다. 적어도 클럽 대항전에서는 동남아 팀이라고 얕볼 일이 아니라고 봤다. 이는 지난해 뼈아팠던 조호르 다룰 탁짐전 패배에서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
홍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오늘(24일) 저녁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예정된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I그룹 3라운드 조호르 다룰 탁짐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1승 1패를 기록, 그룹 3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은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서는 이번 조호르 다룰 탁짐전에서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는 K리그1 우승 전선을 위해서라도 조호르 다룰 탁짐을 제물삼아 긍정적인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는 동남아 팀과 대결은 일단 이기고 본다는 인식이 컸다. 승패보다 몇 점 차 승리일지의 여부에 더 시선이 몰렸다. 하지만 홍 감독은 달리 생각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 동남아 축구를 지난해부터 체감하고 있다. 2022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에서 이미 조호르 다룰 탁짐에 1무 1패를 당한 아픔을 겪었다.
당시는 코로나 19 여파로 특정 장소에 모여 경기를 치렀다는 점, 그 장소가 조호르 다룰 탁짐의 안방인 술탄 이브라함 스타디움이었다는 점 여러 불리한 요소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동남아 팀에 K리그 최강 중 하나로 꼽히는 울산이 쓰러졌다는 건 그 자체로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
비단 조호르 다룰 탁짐뿐만이 아니다. 큰 점수 차로 이기긴 했지만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첫 경기 BG 빠툼 유나이티드전에서도 꽤 쉽지 않은 승부를 벌여야 했다. 전반전까지는 팽팽한 1-1 승부를 벌이며 조심스레 승리 기회를 모색해야 했다.
따라서 홍 감독은 지난 수 차례 대결을 통해 동남아 축구와 관련한 고정 관념을 버렸다. 홍 감독은 23일 호텔현대라한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동남아 축구는 과거에는 스피드와 테크닉에 기반한 축구를 했다. 대신 체력과 체격이 부족했다"라고 선입견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지금은 전혀 다른 형태의 축구를 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 각 대표팀을 보더라도 피지컬이 굉장히 많이 발전됐다. 조호르 다룰 탁짐에 집중하자면 이중국적자 선수가 스쿼드 내에 2/3 정도가 된다. 스쿼드를 보면 '올스타 팀'같은 느낌을 준다. 그만큼 실력이 굉장히 좋은 팀이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에게 동남아 팀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라고 경계심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국적은 아니지만 신태용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의 중핵으로 활약하고 있는 조르디 아마트도 이 팀에서 뛰고 있다. 이 선수는 과거 기성용이 스완지 시티에서 뛰었을 당시 동료로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렇다. 과거 왓포드에서 박주영과 주전 경쟁을 벌이기도 했던 이탈리아 공격수 페르난도 포레스티에리와 같은 스타 외인 선수만 주목할 게 아니다. 조흐르 다룰 탁짐의 사전 기자회견에 임한 말레이시아 국가대표 라베레 코빈-옹은 네덜란드 리그를 두루 경험한 캐나다 출신 귀화 선수다. 뿐만 아니다. 엔드릭(브라질)·나트소 인사(스페인)·매튜 데이비스(호주)·모하마두 수마레(감비아) 등이 귀화 선수로서 외국인 쿼터를 피하고 있다.
홍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조호르 다룰 탁짐의 멤버를 보면 '올스타팀' 같은 느낌이 든다. 때문에 단순한 동남아 팀이라고 여기고 덤빌 수 없는 상대다. 홍 감독은 이런 점을 선수들에게 언급하며 동남아 축구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확실히 조호르 다룰 탁짐은 그냥 동남아 팀이 아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울산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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