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이 필요한가"... 대학가에 마약광고 뿌린 40대 체포

"생활비 마련 목적 사기범행"
주거지에서 불상 액체 발견

서울 홍익대 미대 건물에서 발견된 마약 광고 카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러 대학을 돌아다니며 '마약 광고' 명함을 배포한 40대 남성이 긴급체포됐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전날 오후 8시 30분쯤 서울 건국대, 홍익대 등에 마약 광고로 추정되는 카드를 배포한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0일 건국대와 홍익대에서 액상 대마를 판다는 명함형 전단지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22일에는 경기 성남시에 있는 가천대에서도 같은 전단지를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예술 전공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 광고 명함을 배포한 뒤, 사기 범행을 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주거지에서 소량 용기에 담긴 불상의 액체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그의 최근 행적과 공범 여부, 통신, 포렌식 등을 토대로 구체적 범행 경위를 밝혀낼 계획이다.

앞서 건국대 예술문화관 지하주차장과 홍익대 미대 건물에서 "영감이 필요한가? 당신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 '액상 대마'를 준비했다"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이 발견됐다. 해당 전단지에는 환각 효과를 설명하는 문구와 함께 "아직 합법일 때 연락달라"고 적혀 있었고, 카드 뒷면에는 QR코드도 찍혀 있었다. 건국대와 홍익대 측은 곧바로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해당 카드를 수거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상 의료 목적을 제외하고 대마나 대마초 종자의 껍질을 흡연 또는 섭취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승인 없이 대마를 수출입·제조·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하는 행위, 관련 정보를 타인에게 홍보하는 것 역시 금지하고 있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