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내부통제 미흡' 농협은행 제재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NH농협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농협은행의 일부 영업점에서는 보험계약의 부당승환이 벌어지기도 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농협은행에 대한 기관주의와 함께 과태료 3470만원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은행법은 은행이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공익법인 등에 자산을 무상으로 양도하려는 경우 이사회 의결과 홈페이지 공시 등 일정 요건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지난 2018년 12월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자 공익법인인 재단법인에 63억2115만원을 기부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사전 의결, 홈페이지 공시, 무상양도 현황 및 적정성 점검과 평가결과 등에 대한 이사회 보고, 금감원 보고, 공익법인이 발행한 후원금 수입 및 사용내역 명세서의 금감원 제출 등을 하나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법상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산 무상양도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또 21개 영업점에서 2019년 6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보험계약자 20명이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신규 보험계약 청약 후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계약자들에게 비교안내해야 할 보험계약들 중 일부를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갈아타기를 의미하는 승환계약시 새로운 보험계약과 기존 계약의 보험기간과 예정 이자율 등의 중요사항을 비교해 알리지 않는다면 불완전판매인 부당승환에 해당한다. 보험계약 중도 해지에 따른 금전손실, 새로운 계약에 따른 면책기간 신규개시 등의 보험계약자 피해를 초래하기 때문에 보험업법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농협은행 21개 영업점에서 벌어진 부당승환 계약의 납입보험료는 약 21억원 규모로 농협은행이 벌어들인 수수료는 4000만원 가량이라고 금감원은 전했다.

농협은행은 보험 승환계약시 제시해야 하는 비교안내확인서에 보험계약자의 비교안내 대상 계약이 최대 2건만 출력되도록 전산시스템을 부적정하게 운영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21개 영업점에서 부당승환이 초래됐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농협은행은 내부통제 장치 미흡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심사 미흡 등으로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사항 22건 및 개선요구 20건 등의 조치도 받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 평가시 사외이사 본인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자기평가 항목의 배점 비중이 전체의 30%에 달해 공정성 및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모든 이사의 평가점수가 만점에 해당하는 등 평가의 변별력도 부족했다.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규정도 임원과 부점장 간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의 부담 주체와 책임범위 등이 불명확하게 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임원이 소관업무와 관련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가 부점장에게 있다고 오인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한편 금감원은 농협금융지주에 대해서도 임직원 겸직 사실을 법령상 보고기한보다 늦게 보고한 사실이 적발돼 과태료 360만원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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