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을 떠나 도로로…'베테랑 레이서' 유병훈 "마라톤에 집중하겠다"

"장애인 선수를 똑같이 봐주면 좋겠다"

휠체어 레이싱의 유병훈.(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항저우(중국)=뉴스1) 공동취재단 = 휠체어 레이싱 선수 유병훈(51·경북장애인체육회)이 휠체어 마라토너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유병훈은 2002년부터 이번 항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까지 6회 연속 출전한 산증인이며 패럴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다.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를 획득했다.

유병훈은 23일 중국 항저우 선수촌에서 "2024년 파리패럴림픽에 출전하지 않을 생각이다. 항저우 대회를 끝으로 도로를 달리러 나가겠다"면서 "앞으로 휠체어 마라토너로 새로운 선수로서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병훈은 트랙을 달리면서 꾸준하게 마라톤에 도전해왔다. 국내에서 열린 휠체어 마라톤에 출전했던 유병훈은 좋은 기록도 작성했고, 2020 도쿄 패럴림픽 마라톤에도 참가했다.

유병훈은 "어릴 때 휠체어 마라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니까 해볼만하다"면서 새로운 도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오랜 시간 장애인 육상에서 활약한 유병훈은 장애인 스포츠가 과거와 비교해 개선됐지만 더 나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병훈은 "아직 2% 부족하다. 과거에는 장애인 메달리스트를 향한 대중의 관심만으로도 감사했다. 하지만 이제는 비장애인 선수, 장애인 선수를 똑같이 봐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장애인 선수라고 다를 게 없다. 중계와 보도가 더 많아지고 장애인 메달리스트에도 후원사가 많이 붙어야 하는 등 아직 바뀔 게 많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유병훈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장애인들에게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유병훈은 "나는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는데 운동하면서 성격이 달라졌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변했다"면서 "운동으로 목표를 이루면 희열과 자신감을 느끼고 사회적 관심도 커진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선수 은퇴 후 삶도 더 좋아질 수 있다"며 운동을 추천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