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 지휘’ 거장 비치코프 “하마스 행위는 테러리즘…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차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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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도 높게 비판하던 것과 달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선 말을 아껴 온 세묜 비치코프(71)가 침묵을 깼다.
2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자신의 첫 내한 공연을 앞둔 전날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비치코프는 "이 전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 침묵으로 제 입장을 표명해왔다"며 "지금 당면한 현실에 말을 하기 어려운 건 양측의 감정이 너무 격앙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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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비치코프는 서른 중반에 베를린 필하모닉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녹음하면서 일찍이 명성을 얻었고, 정치·사회 문제에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가장 앞서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그는 하마스를 향해 비난 강도를 높였다. “2주 전 하마스가 저지른 행위는 분명 테러리즘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다. 비치코프는 “(하마스는) 작은 마을에 가서 보이는 대로 사람들을 무차별 사살했다. 군대와 군대 간 전쟁이 아니고, 무장한 군인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죽인 것”이라며 “하마스가 사람을 죽이고, 고문하고, 인질로 잡는 행동은 동물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예술의전당 무대에선 ‘사육제 서곡’과 ‘교향곡 7번’ 등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드보르자크 작품만 선보인다. 드보르자크는 올해로 창단 127주년을 맞은 체코 필하모닉의 1896년 1월4일 첫 연주회 지휘자였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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