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9으로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손흥민, 리그 7호골+첫 도움까지 기록!...토트넘, 풀럼 2-0으로 완파하며 리그 1위 탈환
[포포투=한유철]
손흥민이 엄청난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토트넘 훗스퍼는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에서 풀럼을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리그 1위를 탈환했다.
[프리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이후, 조금씩 하락세를 겪은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 감독 1년 차 때 반등하는 듯 싶었지만 지난 시즌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여름 이적시장 때 히샬리송을 비롯해 여러 포지션을 보강하는 등 더 높은 곳을 바라봤지만 현실은 리그 8위,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하며 무관의 기간만 늘어났을 뿐이다.
시즌 도중엔 논란도 발생했다. 자신의 출전 시간에 불만을 가진 히샬리송이 AC 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 이후 공개적으로 콘테 감독을 저격한 것. 이후 콘테 감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어느 정도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파장은 꽤나 컸다. 설상가상 콘테 감독은 자신의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했고 감독 대행 역할을 하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마저 시즌 도중 팀을 떠나는 등 시즌이 끝날 때까지 분위기는 떨어지기만 했다.
이에 여름 이적시장 때 '리빌딩'을 단행했다. 콘테 감독이 떠난 자리엔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데려왔다. 빅 리그 경험이 없다는 것이 다소 우려점이긴 했지만, 호주 대표팀을 비롯해 오랫동안 매니저 경력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노련미를 바탕으로 토트넘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선수단 변화도 있었다. '에이스' 해리 케인을 비롯해 루카스 모우라, 해리 윙크스 등 오랫동안 팀을 지탱한 선수들이 팀을 떠나긴 했지만 제임스 메디슨을 비롯해 미키 반 더 벤, 마노르 솔로몬, 굴리엘모 비카리오, 브레넌 존슨 등을 영입하며 적재적소 보강을 마쳤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토트넘의 분전을 기대한 이는 거의 없었다. 언급한 대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무한 빅 리그 경험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으며 케인의 실질적인 대체자를 영입하지 못한 것도 꽤나 크게 다가왔다. 히샬리송이 대체자로 여겨지긴 했지만,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한 만큼 그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토트넘은 누구보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리그 8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가 9라운드 경기를 치르기 전까진 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긍정적인 점이 많다. 우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을 들 수 있다. '공격적인 축구'를 천명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팬들의 의심어린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이 철학을 유지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등 강호들을 상대로도 전혀 물러서지 않은 모습에 토트넘 팬들은 열광했다. 리그 8경기에서 18득점. 케인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동시에 수비 안정화도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의 공격력은 문제 없었다. 하지만 수비 쪽에는 매 경기 트러블을 만들어냈다.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63실점. '강등팀' 레스터 시티보다 겨우 5골 적은 수치였다. 이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위고 요리스 대신 비카리오로 수문장을 교체했고 '터줏대감' 에릭 다이어를 벤치로 내린 대신 반 더 벤을 선발로 내세우며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새로운 센터백 듀오를 구축했다.
이는 완벽한 성공이었다. 반 더 벤은 로메로와 환상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며 토트넘의 수비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비카리오 역시 매 경기 신들린 선방으로 토트넘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등 엄청난 활약으로 토트넘 팬들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캡틴' 손흥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케인이 떠남과 동시에 새롭게 토트넘의 주장이 된 손흥민. 히샬리송의 부진에 따라 이번 시즌엔 '톱'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전에도 몇 차례 톱으로 나선 바 있지만, 손흥민의 주 포지션은 왼쪽 윙어.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공격적인 능력을 십분 활용하며 'SON톱'의 위용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다. 현재까지 손흥민은 리그에서 6골을 넣고 있으며 엘링 홀란드(9골), 모하메드 살라(7골)에 이어 득점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현지의 극찬도 받았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손흥민은 케인이 떠난 뒤, 더욱 돋보이고 있다. 9월 4경기에만 6골을 터뜨리며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그는 자신의 새로운 역할에 완벽하게 적응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토트넘이 리그 상위권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에게 있어 새로운 시작이다. 그는 지난 시즌 스스로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후, 모든 게 회복됐다. 단순한 분위기 변화 그 이상이다. 그가 맡고 있는 역할도 다르다. 그의 커리어 입장에서 케인의 이적은 적절한 시기에 발생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팀 내에서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제2의 커리어'를 만들어 준 결정적인 인물. 메디슨 역시 토트넘의 상승세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메디슨은 놀라운 시야와 패싱력,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활용해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이후, 오랫동안 그의 대체자를 찾지 못한 토트넘 입장에선 '완벽한' 대체자를 찾은 셈이다. 메디슨 역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무려 2골 5어시스트. 공격 포인트 부문에선 토트넘 내 1위다.
벌써부터 손흥민과 '절친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그는 "알다시피 손흥민은 좋은 사람이다. 아침에 볼 때마다 그를 꼭 안아주고 싶다. 많은 토트넘 팬들이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걸 실현할 수 있는 운 좋은 사람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레스터 시절엔 그를 전혀 몰랐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내게 다가와 악수를 건넸고 안아주며 칭찬을 해줬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그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주변에 두고 싶은 따뜻한 사람이며 모범을 보이는 환상적인 주장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주장이자 훌륭한 친구다"라고 덧붙였다.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은 토트넘. 다음 상대는 '복병' 풀럼이다. 지난 시즌 승격 후, 10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보인 풀럼은 이번 시즌 리그 8경기에서 3승 2무 3패(승점 11점)를 기록하며 13위에 올라 있다. 맨시티, 첼시 등 강팀들을 상대로는 맥을 못 추리고 있지만 해볼 만한 팀을 상대로는 착실히 승점을 쌓고 있다. 직전 경기에서도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3-1 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이번 시즌, 두 팀은 이미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바로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2라운드. 당시 토트넘은 로테이션을 활용해 풀럼 원정을 떠났고 승부차기 끝에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토트넘이 훨씬 좋다. 또한 토트넘은 최근 풀럼을 상대로 한 홈 6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경기 내용]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이번에도 손흥민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으며 히샬리송, 메디슨, 쿨루셉스키, 호이비에르, 사르, 우도기, 반 더 벤, 로메로, 포로,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왔다. 이에 맞선 풀럼 역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비니시우스, 윌리안, 페레이라, 리드, 팔리냐, 루키치, 로빈슨, 림, 배시, 카스타뉴가 선발로 나섰고 레노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풀럼이 포문을 열었다. 전반 1분 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리드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토트넘이 반격에 나섰다. 전반 7분 로메로의 헤더 패스를 받은 반 더 벤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다시 한 번 풀럼이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12분 페레이라의 크로스를 받은 팔리냐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풀럼이 공세를 펼쳤다. 전반 18분 카스타뉴의 크로스를 받은 비니시우스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왼쪽으로 향했다.
토트넘도 맹공을 펼쳤다. 전반 27분 메디슨의 패스를 받은 호이비에르가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막아냈다. 전반 30분엔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슈팅 각도를 확인한 후, 풀럼의 골문을 노렸지만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압박했다. 전반 31분 메디슨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박스 바깥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34분엔 손흥민이 메디슨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다시 한 번 골키퍼에게 막혔다.
맹공을 퍼붓던 토트넘이 먼저 앞서 나갔다. 전반 36분 히샬리송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풀럼의 골망을 갈랐다. 리드를 허용한 풀럼이 동점골을 노렸다. 전반 42분 페레이라의 크로스를 받은 팔리냐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전반은 토트넘이 1-0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됐다.
후반전 첫 슈팅은 토트넘이 가져갔다. 후반 7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토트넘이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 9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메디슨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추가골을 기록했다.
승기를 굳힌 토트넘. 아에 경기를 끝내고자 했다. 후반 26분엔 세트 피스 상황에서 메디슨이 패스를 건넸고 손흥민이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경기 막바지, 풀럼도 만회골을 노렸다. 후반 39분 윌슨의 침투 패스를 받은 히메네스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풀럼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42분 히메네스의 패스를 받은 케어니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비카리오는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토트넘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9라운드 전체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토트넘. 이 경기에서 승리함에 따라 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으며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등을 제치고 리그 1위로 다시 올라섰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경기력, 점유율,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모두 우위에 있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토트넘은 55.8%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90분 동안 15번의 슈팅을 시도해 풀럼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패스 성공률도 87%로 우위에 있었다.
경기 최우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리그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리그 7호골을 넣음과 동시에 첫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후스코어드'는 그에게 평점 8.9를 부여했으며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역시 8.9를 부여했다. 두 매체에서 모두 전체 1위는 손흥민의 몫이었다.
현지의 평가도 좋았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8을 매기며 "초반에는 기회가 제한적이었지만, 히샬리송의 패스를 화려한 마무리로 연결하며 토트넘에 리드를 안겨다 줬다. 동료들과의 연계도 좋았으며 메디슨의 득점 당시엔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 역시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을 부여하며 "엄청난 피니시로 선제골을 기록했으며 메디슨에게 도움까지 제공했다. No.9으로서 계속해서 깊은 인상을 주며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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