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을 때마다 '새 역사' 손흥민, PL 110호 골로 '레전드' 긱스 넘었다...통산 득점 공동 26위 안착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1골을 넣을 때 마다 새로운 기록이 작성된다.
토트넘 홋스퍼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에서 풀럼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이전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6분 환상적인 선제골을 터트렸다. 히샤를리송의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로 풀럼의 골망을 갈랐다. 풀럼의 골키퍼인 베른트 레노가 손쓸 수 없는 구석으로 빨려 들어간 환상적인 슈팅이었다.
이 골은 손흥민의 이번 시즌 리그 7호 골이었다.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리그 공동 득점 2위로 올라섰다. 현재 득점 1위는 엘링 홀란드로, 손흥민과 살라보다 2골을 더 넣었다.
또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110호 골 고지에 올랐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09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인 라이언 긱스와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긱스는 명실상부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리그 통산 162도움으로 도움 부문 역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움 2위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111개다.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은 그런 선수를 득점으로 뛰어넘었다. 이제 110골을 에밀 헤스키와 동률을 이뤘다. 헤스키는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출신으로,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을 거쳤다. 하지만 2016년에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손흥민이 최근 활약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다가 아니다. 손흥민은 이 골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50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해리 케인에 이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역대 득점 2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첫 골을 넣은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선제골을 터트린 바가 있다.
해당 경기장에서 득점 1위를 기록 중인 케인은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케인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만 무려 62골을 넣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를 위해 뮌헨 이적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축구 팬들은 토트넘의 에이스였던 케인이 떠나며 많은 우려를 표했다. 확실한 골잡이의 부재로 지난 시즌보다 더욱 어려운 시즌을 보낼 것이라 예측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지난 시즌 케인이 있었음에도 리그 8위에 머무르며 유럽대항전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선수단과 불화를 낳았고, 이후 콘테 감독 경질 후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 코치와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부진한 경기력에는 변함이 없었다.
게다가 올여름에 선임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많은 우려를 낳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요코하마, 셀틱, 호주 국가대표팀 등 다양한 감독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하지만 빅리그 경험이 전무했다. 덕분에 축구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 화끈한 공격 축구를 입혔다. 적절한 선수 기용과 공격적인 전술을 활용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토트넘은 풀럼전 승리로 리그 7승 2무를 기록하며 승점 23점을 달성했다. 이 점수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시즌 개막 후 9경기에서 가장 많은 승점이었다.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토트넘의 온도였다.
또한 손흥민도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서 폭발하고 있다. 개막 후 3경기에서 히샤를리송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자연스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손흥민은 애초 최전방보다 측면이 어울리는 공격수다. 하지만 득점에 눈을 떴다. 4라운드 번리전에서 첫 골을 넣더니, 내친 김에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이어서 6라운드 아스날 원정에서 멀티 골을 넣었다. 중요했던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을 구했다.
이어진 7라운드에선 리버풀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과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조엘 마팁의 자책골에 힘입어 6년 만에 리버풀을 이겼다. 그리고 손흥민은 오늘, 풀럼전 득점으로 또다시 역사를 썼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적생들도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풀럼전 두 번째 골을 넣은 매디슨은 이적과 동시에 단숨에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토트넘이 오랫동안 찾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또한 미키 반 더 벤은 그간 불안한 수비를 보여준 에릭 다이어, 다빈손 산체스 대신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고 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매 경기 환상적인 선방으로 위고 요리스의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여러모로 잘 풀리고 있는 토트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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