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중동신화’ 다시 일으키는 현대차그룹…정의선, 사우디 방문

박소현 매경닷컴 기자(mink1831@naver.com) 2023. 10. 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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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이 헬기에서 내려 중동 건설현장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24일 정주영 선대회장이 건설 신화를 일으킨 중동에서 첨단 신사업으로 ‘중동신화’ 재현에 나섰다고 밝혔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시대를 앞서가는 경영철학과 추진력으로 1970년대 초대형 프로젝트들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중동신화의 주역이 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중동에서 ▲현지 완성차 생산거점 구축을 통한 전기차 등 신규 수요 창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협력 ▲첨단 플랜트 수주 확대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정주영 선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글로벌 산업계는 정주영 선대회장부터 이어져온 도전 DNA로 첨단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役事)’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는 등 중동 붐을 이끌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현대차그룹도 중동에서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에 이어 전기차를 비롯한 완성차 생산, 친환경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수주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정주영 선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 타북주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정의선 회장의 현장 방문은 ‘비전 2030’을 추진하는 중동 주요국 사우디의 변화를 직접 둘러보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은 ‘더 라인’ 구역 하부의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km 구간을 시공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현대건설 임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며 감사를 표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어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무엇보다도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의선 회장이 건설현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CKD(반조립제품·Complete Knock Down)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사우디에 그룹 최초의 완성차 생산 공장을 완공해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 및 현지 특화 마케팅으로 신규 수요를 적극 창출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21%의 점유율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사우디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며 중동 친환경 에너지 저변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 등을 중동에 공급하며 친환경 에너지 모빌리티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건설현장 외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중동 주요국에서 대형 첨단 플랜트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쿠웨이트 알주르(Al-Zour) LNG 수입 터미널 등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완료했으며, 2021년 수주한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1단계를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아람코가 진행하는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국기업의 사우디 수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정의선 회장이 건설현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가스 및 오일처리시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쿠웨이트 슈와이크 항만 개보수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총 26조3000억원 규모의 23개 건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이집트 터널청(NAT)이 발주한 7557억원 규모의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다. 수소전기트램 등 수소 기반 친환경 철도차량 기술력을 토대로 중동 철도 인프라분야 진출도 전망된다.

정주영 선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제철은 판재, 봉형강, 강관 등 다양한 에너지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중동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사우디 주아이마(Juaymah) 유전의 천연가스 액체 공장 확장 공사 후판 공급을 올해 완료했으며, LNG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대응해 신규 가스 수송용 강관 소재를 개발하는 등 중동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께서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중동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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