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월 25일은 독도의 날"…울릉도에서 답을 찾다

손의연 2023. 10. 24. 09: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21일 동북아역사재단 언론인 대상 독도 탐방 교육
독도 입도는 실패했지만 눈으로 독도 위용 확인
"독도·울릉도 간 관계 중요…콘텐츠화도 필요"

[경북 울릉군·독도=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10월 25일이 독도의 날인지는 몰랐어요. 눈으로 독도를 직접 보니 생각보다도 더 감동적이네요.”

독도의 날을 앞둔 19일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를 향하는 배 안에서 시민들이 독도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9일 오전 울릉도에서 독도로 향하는 유람선. 독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배 안에 있던 시민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높은 파도로 배가 독도에 정박하진 못하자 시민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곧 태극기 머리띠를 챙겨 갑판으로 나가 ‘독도는 우리땅’이 적힌 스카프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50대 남성 A씨는 “독도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태극기 스카프를 빌려왔다”며 “배멀미가 심하지만 독도를 눈으로 본 경험은 값지다”고 말했다.

“독도 문제의 답은 울릉도에 있다”…가장 가까운 섬과의 관계가 영유권 주장 근거

동북아역사재단은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기념해 지난 18~21일 ‘언론인 대상 독도 탐방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독도를 직접 눈으로 보고 울릉도 내 독도 관련 문화재와 기관을 살펴보자는 취지다. 독도의 날은 고종이 독도(석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정하는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근거로 민간에서 정했다.

울릉도엔 독도박물관과 독도전망대,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안용복기념관, 수토역사전시관,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등 독도 관련 시설이 상당수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시설은 울릉도와 독도의 관계성을 강조하는 데 의미가 크다.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교육홍보실장은 “독도 문제의 답은 울릉도에 있다”며 “독도가 역사, 지리, 국제법적으로 울릉도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할 가장 큰 근거는 울릉도 자체라는 뜻이다. 국제 판례를 살펴보면 ‘오랫동안 무인도였던 섬의 경우, 이웃하는 큰 섬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나와 있다. 국제법 권위자인 하와이 대학의 존 반 다이크 교수 역시 지난 2008년 “울릉도와 독도는 밀접한 물리적 및 역사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며 울릉도·독도 간 관계성을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독도 연구를 위해선 울릉도 연구의 중요성이 크다. 독도박물관과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는 이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고 대중에 전시하고 있다. 독도박물관은 지난 1997년 우리나라 최초의 영토박물관으로 건립돼 한국과 일본의 고지도, 고문헌을 통해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개관한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역시 6·25전쟁으로 혼란한 시대 일본의 침탈로부터 독도를 수호한 수비대 33인의 헌신을 기리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민정 독도문방구 사장이 가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
독도, 울릉도와 문화로 녹아들어…“식상해도 독도는 우리땅”

민간에서도 독도의 역사를 연구하고 알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 결성된 울릉문화유산지킴이는 울릉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울릉도와 독도를 공부하는 모임이다. 이 모임엔 4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이경애 울릉문화유산지킴이 회장은 “우리는 한달에 5000원 회비를 내는데, 역사 박사 등 전문가들로부터 재능기부를 받아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며 “울릉도에 알려지지 않았던 연리지를 발견해 군청에 알리는 등 지역에 도움이 되는 성과도 냈다”고 설명했다. 또 “사장된 것들을 많이 찾아내고 있는데, 문화재로 지정까진 되지 않아도 보람 있는 성과”라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설사와 같은 활동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독도를 콘텐츠로 사업화해 육지로 진출하는 사례도 생겼다. 독도를 주제로 한 편집숍과 카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울릉도·독도를 인기 있는 관광지로 견인하고 있기도 하다. ‘독도문방구’ 경우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성수기엔 일 평균 150명 정도가 가게를 찾고 있다. 육지 고객들의 요청으로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면서 서울 유명 쇼핑몰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한다. 김민정 독도문방구 사장은 “최근 젊은 친구들과 외국인들이 울릉도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는데, 독도를 아이디어로 한 예쁜 상품에 관심이 높다”며 “독도와 울릉도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로 상품과 프로그램을 더 발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경우 ‘다케시마빵’ ‘다케시마술’이라는 걸 먼저 내놓는 시도를 했었다”며 “우리도 광복절에만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지 말고 콘텐츠까지 나아가는 다양한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의연 (seyye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