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뒷돈' 스캔들, "구단이 계약서 위조+변조, 14억 차이 난다" 허구연 총재, 국정감사 출석 예정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FA 계약 뒷돈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이번엔 구단이 계약서를 위조하고 변조했다는 내용이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A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구단 관계자가 뒷돈을 챙긴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의원은 지난 3월 장정석 전 KIA 단장의 사례를 예로 들며 "장정석 단장이 뒷돈을 요구한 것이 드러나면서 한국 야구의 FA 뒷돈 거래의 실체가 밝혀졌다"며 "KBO와 구단이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야구 규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또 KBO의 관리 부실에 대해서도 지적에 나섰다. 유 의원은 "FA 선수는 구단과 통일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구단이 KBO 총재에게 제출한다. 다만 KBO가 보관하고 있는 FA 계약서 중에는 KBO 연감 내용과 다른 것이 다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게는 14억 원에서 적게는 5000만원까지 총액과 옵션에서 공식 발표 내용과 계약 내용의 차이가 있다. 일부 계약서에서는 선수의 서명과 필체가 완전히 다른 것도 발견됐다"며 "이는 구단 관계자가 FA 계약서를 의도적으로 위조하고 변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KBO도 허위로 작성된 계약서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구단 관계자가 FA 계약의 일부 금액을 몰래 챙긴 사례도 상세 언급했다. 특히 구단명까지 밝혔다. 유 의원은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에서 FA 계약을 체결한 A선수가 경찰 조사를 통해 한 구단 관계자가 자신의 FA 계약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언급된 A선수의 법률대리인인 강윤경 변호사도 같은 자리에서 "A 선수는 구단 관계자로부터 뒷돈을 요구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의 셀프 뒷돈 때문에 경찰의 의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A 선수는 억울하게 '뒷돈을 준 나쁜 선수'로 낙인이 찍혔다. SK가 KBO에 제출한 A선수의 계약서가 허위로 작성됐다"고 폭로했다.

강 변호사의 내용에 따르면 해당 A 선수는 SK 구단으로부터 실제 받은 계약금과 연봉, 옵션이 KBO가 보관 중인 계약서의 내용과 많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는 "계약서가 선수 몰래 누군가에 의해 작성된 계약서라면 '사문서위조'에 해당하는 범죄다"라고 주장했다.

또 강 변호사는 "SSG 구단에 보유 중인 A선수의 계약서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구단은 A선수가 먼저 계약서를 보여주면 구단도 보여주겠다는 비상식적인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 의원은 "구단 관계자가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하거나, 은밀한 뒷돈을 만들었다면 이는 프로야구 FA 뒷돈 스캔들"이라며 "FA 계약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 또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SSG와 허구연 KBO 총재는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나서 구체적인 반박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유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SSG 구단은 "KBO에 진상 조사를 요청했을뿐더러, 당시 무혐의로 결론이 난 건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4일 국정감사를 개최, 증인으로 허구연 KBO 총재를 불러 FA 계약 뒷돈 거래와 KBO의 FA 계약서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