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대안 '데이터센터'… "비수도권 건설 경제성 더 높아"

정영희 기자 2023. 10. 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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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글로벌 부동산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데이터센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새로이 건축 허가를 받은 데이터센터 사업지는 7건, 착공 신고를 완료한 사업지는 5건으로 각각 집계됐다./사진=뉴스1
기업의 부동산 활용 방안이 다양화됨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주식거래·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비디오 스트리밍 등 저지연을 요구하는 서비스 사업자들은 주요 수요처와 가까운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를 선호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수도권은 발전소와의 거리가 멀어 전기 요금 인상 부담이 크고 제도권 내에서의 추가 개발 또한 더욱 어려워지며 비수도권 진출을 고려하는 사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24일 글로벌 부동산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 건축 허가를 득한 데이터센터 사업지는 7건, 착공 신고를 완료한 사업지는 5건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태평양 내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과거 통신사업자가 주도하던 시장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미국계 데이터센터 리츠의 한국 진출로 아시아 태평양 내 위치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이후 신규 공급된 국내 데이터센터는 전체의 85%이며 지속적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공급이 예정돼 있다. 에퀴닉스, 디지털 리얼티, 디지털 엣지, 스택 인프라스트럭처 등은 2024년과 2025년 사이에 운용될 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네이버, 카카오, NHN 금융기관 등의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 자가 사용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와 중소 시행업체도 데이터센터 개발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GS건설은 부동산 시행 개발 사업을 위한 특수 법인 설립을 통해 경기 고양 일산서구에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를 완료했으며 DL건설 또한 같은 방식으로 허가를 받은 가산 데이터센터의 공사를 시작했다.

경기 안산은 카카오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고객 서버를 내부에서 관리하지 않고 데이터센터에 위탁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사업을 위한 인터넷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에 따라 그린 에너지 복합센터가 허가를 받았으며, 주요 공단 지역 내 다수의 공장 부지가 수전 용량 확보 후 데이터센터로의 개발이 예정돼 있다.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관련 정책이 개발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에 따르면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한국전력이 수도권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 공급 요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비수도권에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는 전기 시설 부담금 감면과 예비 전력 요금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지방 분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 내년 6월에 시행될 예정인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지역별 차등 전기 요금제를 포함해 수도권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의 전기료 부담이 가중될 예정이다. 종전 에너지 시스템은 원거리 해안가에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발전하고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수도권 등 발전 지역과 떨어진 지역에서 전기를 소비하는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을 운영해 전국적으로 동일한 전기 요금 기준이 적용됐다. 분산 에너지 시스템은 공해와 위험을 감수하며 전기 생산 시설을 보유하는 지역에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발전소와의 거리에 따라 차등 요금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수도권에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력 공급 가능한 토지가 부족하기에 작은 토지 면적과 높은 지가를 감당하기 위해 다층 설계가 필요하다. 주요 업무지구와 인접한 성남과 강남의 토지 가격은 최근 전력과 토지 공급이 가능한 경기·인천 대비 약 3배 비싼 수준이다. 파주의 경우 충분한 토지와 전력이 확보돼 있음에도 인프라와 숙련된 인력의 부족으로 해외 투자자들은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다.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팀장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신설과 수도권 북쪽의 새로운 고속도로 시스템 건설로 인해 향후 수년 내 투자자와 디벨로퍼들은 파주 지역을 투자 지역으로 재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친환경을 고려해 건축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강남에는 태양광 패널(BIPV)과 사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갖춘 친환경 데이터센터가 건설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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