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컨디션이..." 여제의 역대 기록 '뱅크샷 14개', 멘탈로 버텼다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프로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LPBA 최다 우승을 이뤘다.
지난 23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온스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가영이 김상아를 세트스코어 4-1(11-4, 10-11, 11-4, 11-4, 11-3)으로 꺾고 우승했다.
해당 결승전을 통해 우승상금 3천만원과 랭킹포인트 2만점을 얻으며 정상에 오른 김가영은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세운 LPBA 통산 6승을 달성, 최다 타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김가영은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도 있고, 상대가 잘해서 졌던 기억도 있다"며 "간만의 우승이라 감회가 새롭고 우승은 늘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재야고수' 김상아를 압도적으로 꺾은 김가영의 우승은 행운의 샷과 함께 무려 14개 대박이 터진 뱅크샷이 뒤를 든든히 받쳤다. 해당 기록은 직전 김민아(NH농협카드), 스롱의 11개 기록을 3개나 앞지른 최다 기록 경신이다.
이에 대해 김가영은 "전혀 (뱅크샷에 대해) 의도하지 않았다"며 "제가 뱅크샷을 잘 치는 스타일이나 성공률이 높은 편도 아니다. 근데 경기 흐름이 칠 수 밖에 없는 배치가 와서 어쩔 수 없이 쳤다. (뱅크샷 배치가) 유독 많이 섰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사실 준결승부터 컨디션이 난조였다. 스트로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중간에 쉬면서 연습을 해도 돌아오지 않아서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들어왔는데도 경기가 잘 안됐다. 오늘 저를 살린 건 뱅크샷이었다. 4강전 승리는 매 세트 역전을 했고, 정신력으로, 뒷심으로 승리한 것 같다"고 밝혔다.
뱅크샷 연습 비율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김가영은 뱅크샷에 대해 디펜스(수비)가 잘 되지 않아 선호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성공하면 2점을 한번에 따며 경기 판도를 뒤집을 수 있지만, 그만큼 상대에게 큰 기회를 주기도 하는 위험도 높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다.
김가영은 "시간을 배분해 (뱅크샷을) 연습하기보다는 '뱅크샷을 잘 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를 생각한다"고 밝히며 "이미 당구에 대한 시스템은 다 나와있음에도 어떤 선수는 잘 치고, 어떤 선수는 못 치지 않나. 그런 솔루션들을 나름대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쓴다. 뱅크샷은 많은 조건에 따라 무수히 많이 변하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뱅크샷을 잘 치는 법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짚었다.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만들었지만 이번 우승은 김가영의 시즌 첫 우승이다. 올 시즌 개인 투어는 이듬해 3월에 열리는 월드챔피언십을 포함해 총 5번의 투어가 남았다. 이 중 6차 투어는 남자부 PBA 챔피언십이 종료된 후 나흘이 지난 11월 3일부터 바로 열린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2주 가량의 공백기를 가진 PBA투어는 '휴온스 PBA-LPB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촘촘한 잔여 투어를 진행해야 한다. 다음 우승을 바로 노리기에는 상당히 빠듯한 스케줄이다.
올 시즌 총 몇 번의 우승이 목표인지 묻는 질문에 김가영은 "횟수를 따로 정해서 우승해야지 하는 마음은 없다"며 " 욕심이 많긴 한데, 우승을 했음에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흥분되지가 않는다. 너무 부족한 점들이 많이 드러난 것 같아 부끄럽다. 몇 번의 우승보다 애버리지가 더 잘 나왔으면, 더 기본공에 대한 실수가 없었으면 좋겠다. 대회 애버리지도 1.200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LPBA 우승자가 가려진 가운데, 24일부터는 남자부 PBA 투어로 돌입한다. 24일부터 이틀간 128강전을 치른 후 26일 오후 1시30분 대회 개막식에 이어 64강전이 열린다.
PBA 결승전은 오는 30일 오후 7시부터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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