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중동전쟁 아니라 미중 긴장이 최고의 지정학 위험"

"관계해빙 '취약'…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 분수령"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 긴장을 최고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블랙록이 분류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10월 지정학적 리스크 분류표에서 미중 전략적 경쟁 긴장을 "최고"로 유지하며 양국 관계해빙은 "취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에 대한 시장 주목도 점수는 1.5점으로 주요 테러 공격 리스크와 비교해 거의 2배에 달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중동에서 분쟁이 격화할 가능성은 마이너스(-) 0.65점이었다.

또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이 전쟁으로 커질 위험도 0.37점으로 낮았다. 북한에 대한 시장 주목도는 중동 전쟁과 비슷했지만 자산 가격에는 다소 더 높게 반영됐다.

블랙록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은 장기적이고 경쟁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관계 안정을 추구하지만 해빙은 취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략가들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동과 대만을 압박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지적하며 "역사적으로 시장과 경제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쳤던 지정학적 사건이 오늘날에는 구조적 위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 전략가들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군사적 행동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위험은 증가하고 있는데 중요한 이정표는 2024년 1월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주말 중국 당국은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업체 혼하이정밀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폭스콘에 대한 세무조사와 토지사용 실사에 나섰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혼하이정밀을 창업한 억만장자 테리 궈 회장은 내년 총통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자문 회사 테네오 홀딩스의 가브리엘 와일다우 상무이사는 블룸버그에 "궈 회장이 본토 지도자들과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고 폭스콘이 중국을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제조업체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단속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궈 회장이 대만 총통선거를 망칠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있을 것이라고 와일다우 상무이사는 예상했다.

폭스콘에 대한 조치는 궈 회장이 자신의 야망에 빠지기보다는 더 넓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