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배꼽인사’ 격조 높은 우리말 됐다

이효연 2023. 10.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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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애완견'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었습니다.

'애완견'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애완-견(愛玩犬)〉명사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개.

국립국어원은 일상 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단어 500개를 오늘 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어엿하게 표준국어대사전에 이름을 올렸으니,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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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애완견'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었습니다. '애완견'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애완-견(愛玩犬)〉「명사」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개. 주로 실내에서 기르는데 스피츠, 테리어, 치와와 따위가 있다―로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족으로 여기며 인생의 동반자처럼 함께 살아가는 개를 '애완견' 보다는 '반려견'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반려견'이라는 표현이 일반화되고 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올라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부터는 '반려견'이 격조 높은 우리말의 지위를 얻게 됐습니다. 2023년 10월 24일 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반려견'이 추가됐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일상 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단어 500개를 오늘 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했습니다. 이번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르는 영예를 안은 우리말 가운데에는 '배꼽인사'도 있습니다. 두 손을 배꼽 언저리에 모으고 허리를 굽혀서 하는 인사를 말하는데, 주로 어린이들에게 인사하는 방법을 가르칠 때 사용하다가 공손하고 예의바른 인사를 의미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흥미로운 단어들은 또 있습니다. '어쭈구리'입니다.「감탄사」 남의 잘난 체하는 말이나 행동을 몹시 비웃거나 비아냥거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동안 속어나 비표준어의 느낌으로 사용하셨다면 이제는 당당하게 일생 생활에서 쓰셔도 됩니다.

'쓰나미'도 있습니다. 「명사」지진, 화산 폭발, 해안 근처의 산사태 등 대규모의 충격적인 힘에 의해서 발생하는 해일이라는 의미인데, 일본식 표현이라 방송에서는 '지진해일'로 바꿔 사용해왔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어엿하게 표준국어대사전에 이름을 올렸으니,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 단어들도 있습니다. 먼저 '반수생'입니다. '반수생'「명사」 대학에 입학한 상태에서 다른 대학이나 학과에 입학하기 위하여 공부하는 학생을 말합니다. 재수생과는 분명 다른 형태의 학생들인데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입시 학원계에서 주로 사용했던 말이죠. 이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랐습니다.

'본방송'도 있습니다.「명사」 프로그램마다 정해져 있는 원래의 방송 시각에 전파를 타는 방송을 의미하는데, 본방송을 놓쳐도 다양한 방법으로 TV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한 시대에, '본방송' 뒤에 '사수'라는 말을 붙여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의 시청 행위를 의미하게 됐습니다.

'애플리케이션', '아웃렛', '리모델링', '미니시리즈', '롤케이크', '슬러시', '웹 브라우저'와 같이 많이 쓰는 외래어들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당당히 올랐습니다.

말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진화하는 것이죠. 빠르게 변하는 세상, 때로는 급작스럽게 생겨난 개념들을 표현할 길이 없어 막막한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이렇게 새롭게 생겨난 단어들을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하는 연구 작업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등재된 단어 500개는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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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연 기자 (bel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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