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투자하면 손실위험 확 줄일 수 있다 [더 머니이스트-하준삼의 마켓톡]

2023. 10. 2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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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상식으로 접근하면 투자위험 줄일 수 있어
모르는 곳에는 투자하지 마라
항상 유동성 관리에 신경 써라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예상하지 못할 만큼 크게 번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제품은 계속 출시되고, 세상은 점점 복잡해져서 잠깐이라도 정신을 놓고 있으면 세상에 뒤쳐지는 기분이 드는 요즘입니다. 초등학교 6년, 중고교 6년, 대학 4년 도합 16년을 학교에서 배워도 세상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가끔 TV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중 상당수가 지인에게 사기를 당하든지, 돈을 빌려주고 못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투자요청을 받아 거액을 투자했는데 그 돈이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모르고, 또 파악도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회의 규범·규칙 등을 지키며 사회 구성원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렇게 해야,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겁니다.

그런데 세상은 때때로 내가 예상한대로, 바라는대로 꼭 움직이지만은 않는 듯합니다. 저마다 처한 상황이 틀리고, 이해관계가 다르고 그에 따른 행동방식도 똑같지 않기 때문이죠.

큰 사업을 하거나 많은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최소한 원금은 확보하면서 시장의 이자율만큼은 얻고자 하는 보수적 관점의 투자자는 어떤 생각과 행동이 필요할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식에 의한 생각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중에 이런 상황에 꼭 맞는 책을 소개합니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All I Really Need To Know I Learned Kindergarten)라는 책입니다.
삶이 복잡하고 어렵지만, 삶의 지혜는 멀고 고상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소박한 상식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나오는 몇 가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엇이든 나눠 가지라, 공정하게 행동하라, 남을 때리지 마라,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놓으라, 내 것이 아니면 가져가지 말라, 음식을 먹기 전에는 손을 씻으라, 밖에서는 차를 조심하고 옆 사람과 손을 잡고 움직여라 등….

마치 60세 먹은 아들에게 더 연로한 어머니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해주는 이야기 같습니다.

내 돈을 관리하고 금융투자를 하는 데에 있어서 적용할 수 있는 몇가지 상식을 알아봅니다.

첫째, 이익을 많이 기대하면 그만큼의 손실도 감수해야 합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는 넘쳐나는 투자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살짝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그렇게 좋은 투자이고 완벽한 조건의 투자라면 왜 대중에게 알릴까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또 설령 완벽한 투자상품과 조건이더라도 그것을 많은 사람이 같이 알게 되면 그 즉시 바로 '레드오션'이 되겠지요. 은행 정기예금 이자보다 더 좋은 수익률을 기대하려면 그만큼의 손실도 감수해야 합니다. 손실은 제한되고 수익은 큰 상품은 세상에 없습니다. 이것을 꼭 기억하십시오.

둘째, 돈을 꼭 빌려주려면, 받지않아도 될 만큼만 빌려줘야 합니다. 즉 빌려줄 때는 받을 생각을 말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인에게 돈을 빌리려고 하는 사람은 이미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돈을 빌려주어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인데요. 가족, 지인간에 돈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빌려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더라도 서로의 관계가 아주 나빠지지 않을 정도의 작은 금액을 빌려주면 됩니다. 물론 받을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도 사회생활 초창기에 친구나 지인에게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려줬는데, 50만·100만원 등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그 돈이 없어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만한 규모였습니다. 돌려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빌려간 지인이 두 번 이상 상환하지 못하면 또 돈을 빌려달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셋째 모르는 곳에는 투자하지 마십시오.

세상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다 보니, 우리가 모르는 투자상품과 투자처가 늘어납니다. 그런데 어렵게 모은 소중한 나의 자산을 좋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가능하면 제도권에 있는 금융기관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투자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멋진 차를 몰고 잘 나가는 지인이 고금리의 확정 금리로 수익을 돌려준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금융, 피라미드, 유사 수신행위'로 반드시 의심해봐야 합니다. 

은행, 증권회사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상품도, 내용을 잘 들어보고 처음에는 100만원, 1000만원 등 적은 금액을 투자해 성과를 지켜보고 투자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넷째 항상 유동성에 신경써야 합니다.

'흑자부도'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기업이 부채 대비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해 순자산이 많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당장 지급해야 할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부도가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보유자산의 상당수가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부동산이나 기계장비에 묶여있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당장 수익이 크게 나지는 않지만 일정규모 이상은 반드시 유동성 상품(은행의 보통·정기예금, MMF 상품 등)에 자금이 운영돼야 하는 것입니다.

일반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유자산이 부동산같이 바로 현금화되기 어려운 곳에 대부분이 운용되고 있다면, 내가 꼭 투자하고 싶은 자산에 바로 투자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꼭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해서 헐값에 부동산을 매각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집안의 경조사나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생활자금 6개월치 이상은 유동성 상품으로 관리하는 게 필요합니다.

유치원에서 배우는 상식은 평생 살아가는 데에 두고두고 써먹는 유용한 규칙들입니다. 경제 생활을 잘 영위하기 위해서도 몇가지 상식을 가지고 적용한다면, 크고 작은 금융사고를 예방하거나 손실규모를 줄일 수 있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 교수, 경영학 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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