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주식·채권 담당, 지난해 상여금 ‘820억원’

5년간 누적 3000억원 넘어

<연합뉴스>

10대 증권사가 지난해 주식, 채권, 파생상품 담당 임직원에게 지급한 상여금은 820억원. 실적이 시들해진 상황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말들이 나온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키움·신한투자·대신 등 10대 증권사의 고유자산운용부서(주식·채권·파생 포함) 임직원이 받은 상여금 규모는 최근 5년간(2018∼2022년) 3018억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469억4500만원, 2019년 447억3900만원, 2020년 552억7800만원, 2021년 728억5000만원, 2022년 819억9100만원 등이다. 이기간 상여금은 계속 증가해왔다.

이중 메리츠증권의 상여금 규모가 가장 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5년간 694억3100만원을 지급했다. 이어 하나(629억5300만원), KB(413억5500만원), 삼성(329억2100만원), 신한투자(296억8100만원), 한국투자(228억3100만원), NH투자(194억7400만원), 미래에셋(150억8200만원), 키움(63억5000만원), 대신(17억2500만원) 등 순이었다.

상여금 수준이 최고조에 달했던 작년에 증권사들은 실적악화를 겪었다. 금감원이 발표한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2022년 증권회사(58개사) 당기순이익은 4조5131억원으로 직전년도(9조896억원) 대비 50.3%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지급 규모가 계속 늘어난 것은 문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증권사 성과급 현황을 점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증권사 임직원의 성과급 잔치'와 관련해 "잘못 설계된 체계로 인해 과도한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업권과 사업장별로 과도한 사례가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