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빨리"…하루 20㎝녹는 스위스 최대 빙하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2023. 10. 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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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자 픽]알레취 아레나① 알프스 심장…살아 있는 빙하
융프라우·마터호른에 둘러싸여…케이블카로 20분만에 등반

[편집자주] [여행기자 픽]은 요즘 떠오르거나 현지인 또는 전문가가 추천한 여행지를 '뉴스1 여행 기자'가 직접 취재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약부터 꼭 살펴야 할 곳까지 여행객에게 알면 도움 되는 정보만을 쏙쏙 뽑아 전달하겠습니다.

베트머호른에서 알레취 빙하 인증 사진을 찍고 있는 여행객의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발레(스위스)=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하루라도 빨리 봐야하는 빙하가 스위스에 있다.

스위스 서남부 발레주(州)에 험준한 알프스 산맥 사이로 흐르며 '알프스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알레취 빙하'다. 약 23㎞ 길이의 110억톤(t)에 이르는 얼음으로 이뤄진 빙하는 유럽에서 가장 길고 알프스에서 최대 규모다.

무엇보다 알레취 빙하를 스위스 필수 여행지로 '픽'(Pick)한 이유는 빨리가면 갈수록 그나마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빙하는 지구 온난화에 녹고 있다.

스위스 환경단체 프로 나투라(Pro Natur)에 따르면 무더운 여름엔 빙하 높이는 하루 최대 20㎝씩 짧아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60여 년전인 1860년과 얼음 가장자리를 비교하면 무려 200m가량 차이 난다.

그런데도 여전히 장엄함을 자랑하는 알레취 빙하의 주요 포인트를 짚어 보았다.

하이킹, 케이블 코스 등을 상세히 안내하는 알레취 아레나 지도ⓒ News1

◇운동화만 있어도 오른다…알프스에 둘러싸인 빙하

알레취 빙하는 여행객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매력 요소들을 갖췄다.

먼저, 한국인 여행객이 스위스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다고 알려진 '융프라우'를 비롯해 '아이거', '묀히' 등 해발 4000m가 넘는 명봉에 둘러싸여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당연히 사진 찍기도 좋다. 융프라우에서 알레취에 이르는 구역의 경우 알프스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지정되기도 했다.

또 다른 매력은 알레취 빙하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고 그만큼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것이다.

빙하 인근 마을과 리조트 지역을 한데 묶어 '알레취 아레나'라고 부르는데 어디서든 알레취 빙하까지 트레일을 통해 하이킹이나 자전거로 오를 수 있고 또는 편하게 케이블카로 갈 수 있다. 주변에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다양하다.

따라서 알레취 아레나에서 1박만 하기엔 부족하다. 2~3일 이상은 보내야 한다.

알레취 빙하와 바로 연계된 지역인 베트머알프에선 스위스에서 손꼽히는 명봉인 마터호른(4478m)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 News1

◇마터호른 뷰 마을…알레취 1순위 베이스 캠프 알레취 아레나에서 근거지로 삼기 좋은 곳이 '베트머알프'(1950m)다. 유명한 전망 포인트인 베트머호른(2647m)과 불과 200m 거리에 자리한 마을이다.

이 마을의 큰 특징을 꼽자면 휘발유 차량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선 환경 보호를 위해 외부 차량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짐수송용 전기 자동차만 지나다닐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수십개의 목가적인 산장 리조트가 언덕을 따라 그림 같이 자리해 있고 스위스에서 손꼽히는 명봉인 마터호른(4478m)과 바이스호른(4505m) 전망이 매우 선명하게 펼쳐진다는 것이다.

일명 '삼각기둥 모양' 초콜릿 브랜드로 잘 알려진 '토블론' 포장지 속 봉우리가 마터호른이다.

짐 수송용 전기차량 ⓒ News1
마을 명소이자 일출 사진 촬영 명소로 알려진 마리아 춤 슈네(Maria zum Schnee) 예배당ⓒ News1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베트머제 호수ⓒ News1
베트머알프의 한 산장의 객실 풍경과 제공하는 현지 치즈와 와인ⓒ News1

베트머알프는 산악 마을이지만, 유독 어린이 또는 이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함께한 가족여행객을 많이 볼 수 있다.

스위스관광청이 선정한 '가족을 위한 최고의 여행지'(Families Welcome)답게 아동용 물품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모차나 휠체어를 끌고 즐길 수 있는 무장애 하이킹 트레일을 갖추고 있다.

대표 명소로는 '마리아 춤 슈네(Maria zum Schnee) 예배당'이 있다. 마터호른과 바이스호른을 배경으로 언덕 위 홀로 어딘가 사연 있어 보이는 작은 예배당이다. 일출 명소로도 유명해 새벽엔 삼각대를 들고 이곳을 찾은 이들을 더러볼 수 있다.

베트머알프에서 시간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것이 산장 리조트다. 창밖을 넘어 빼어난 전망을 오롯이 즐길 수 있으며 이곳에선 직원과 투숙객이 허물없이 가족처럼 시간을 보낸다. 아침과 저녁엔 각각 발레주에서 생산한 치즈와 와인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베트머호른을 오르는 케이블카ⓒ News1

◇케이블카·하이킹 모두 OK…추천 전망대 2곳 알레치 빙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는 베트머호른(Bettmerhorn), 호플루(Hohfluh), 무스플루(Moosfluh), 에기스호른(Eggishorn)이 있다.

리조트 마을인 베트머알프, 리더알프, 피셔알프에서 6개의 케이블카 또는 하이킹 트레일로 이어진 전망대다.

전망대 가운데 접근성이 좋은 곳을 두 곳을 추천한다면 '베트머호른'과 '무스플루'다. 케이블카를 타고 왕복해도 좋고, 올라갈 때 또는 내려올 때 하이킹을 하기에도 좋다.

파노라마-레스토랑 베트머호른ⓒ News1
알프스에 둘러싸인 채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News1

베트머호른 전망대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베트머알프에서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다. 편도 20~25분 걸린다.

전망대에 가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파노라마-레스토랑 베트머호른'이다. 이곳에선 360도 전망으로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며 식사나 차를 즐길 수 있다. 대표 메뉴로 스위스 발레 현지 페이스트리 요리인 '콜레라'와 감자 그라탕인 '알플레르마그로넨'이 있다.

무스플루를 오르는 케이블카 ⓒ News1
무스플루 전망대 옆에 자리한 바 뷰베트 ⓒ News1
무스플루에서 바라본 알레취 빙하 ⓒ News1

최단 시간으로 오를 수 있는 또 다른 전망대는 '무스플루'(2333m)다. 리더알프를 기점으로 케이블카를 타면 10~15분 걸린다. 무스플루에도 특별한 먹거리 상점이 있다. 케이블카역 바로 옆에 자리한 '바 뷰베트'(Bar-Buvette)다. 알프스 위에서 즐기는 이색 바(Bar)다.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운영을 안하고 여름철의 경우 6월 중순에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문을 연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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