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일자리 특집-전망] "귀촌 할 수 있어서" 17% "산이 좋아서" 15%

서현우 2023. 10. 2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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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8% “산림 일자리 종사하고 싶다”
산림탄소상쇄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SK임업의 숲가꾸기 활동.

1. 일자리는 있는가?

산림산업은 지금 구인난이다. 이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산림산업 분야 채용(예정 인력 포함) 및 필요 인력 조사다. 2021년 기준 채용 인력은 총 1만4,780명이었는데 이는 각 기업체들이 필요하다고 밝힌 인력 2만3,340명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생산/기술직, 연구 개발직은 필요 인력 대비 채용 인력 비중이 각 24%, 42.4%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세부 직군으로 산림산업 투입재 사업과 임산물 및 관련 가공품 제조업에서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기타 단순근로직은 채용이 원활한 상황이다.

다만 이는 설문조사에 의거한 자료란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즉 몇 명을 채용했고, 실제로 현장에선 몇 명이 더 필요할 것 같은지 묻고 답한 결과다. 필요하다고 여긴 인력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2. 업계 전망은 밝은가?

현장에서 바라보는 업계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2022년 전년(2021년) 대비 전망은 동일(55.1%)하거나 악화(39.8%)된다고 보는 경우가 절대 다수였다. 다만 2023년 전년(2022년) 대비 전망에선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8.6%로 소폭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다. 특히 산림산업 투입재 산업은 15.3%, 임산물 생산업은 24.7%가 2023년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한 점은 눈여겨 볼 지표다.

이렇게만 보면 산림산업의 미래가 매우 어두워 보일 수도 있지만, 한국 경제 전체 상황에 비춰보면 그렇지도 않다. 한국 갤럽이 지난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 경기 전망이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55%, 동일은 26%, 개선은 16%였다고 한다. 또한 산림산업 내에서도 사양 산업이 있고,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 산업이 있는데 이번 전망은 이를 합친 것이므로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

3. 자격증 따야 하나?

산림산업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종사자는 전체의 7.5% 수준인 4만5,628명이다. 이 통계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꼭 자격증이 없어도 산림산업에서 일할 수 있는 분야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산업 전반적으로 취업 경쟁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격증 포화 상태인 일부 직군은 예외다.

한편 자격증을 보유한 종사자의 절대 다수인 4만2,006명이 국가공인 전문자격을, 나머지 7.9%인 3,622명만 국가공인 민간자격을 취득한 상태다. 이 중 산림산업 투입재 사업의 자격증 보유 종사자 수가 2만6,545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토목, 건설 관련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직군이라 그렇다.

3-1 어떤 자격증이 있나? 또 무엇을 따야 하나?

산림청에 따르면 20여 개의 산림 전문 자격증이 존재한다고 한다. 일부 자격증은 난이도가 너무 높아 취득한 인원이 적어 일단 따기만 하면 취업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자격증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응시, 합격하고 있어 취득해도 크게 의미가 없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관련 일자리에서 해당 자격증을 우대하는 경우가 많아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해도 일단 따야 하는 건 매한가지일 때도 많다. 또 반대로 아무리 유망한 자격증이라 해도 응시 요건이 까다롭거나 공부해야 하는 기간, 양이 많을 경우 엄두를 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요컨대 덮어놓고 일단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기보다는 해당 자격증을 취득할 여건이나 요건이 되는지, 또 그 자격증이 내가 희망하는 일자리에 취업하는 데 어느 만큼 도움될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여기선 자격증 이름과 자료가 있는 경우에 한 해 취득한 사람 수만 같이 소개한다. 무엇에 관한 자격증인지는 이름만 봐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취득인원 기준은 2017년. 각 자격증 별로 취득 절차나 응시 요건이 상이하므로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국가공인 전문자격 및 국가기술자격 산림기사(9,948명), 산림산업기사(3,616명), 임업종묘기사(243명), 식물보호기사(9,006명), 식물보호산업기사(2,802명), 임산가공기사(465명), 임산가공산업기사(100명), 조경기사(1만5,012명), 조경산업기사(1만 681명), 산림기술사(164명), 산림경영기술자, 산림공학기술자, 목구조시공기술자(267명), 목구조관리기술자(166명), 목재등급평가사(195명), 산림복지전문가, 산림교육전문가, 숲해설가(1만7,020명, 2022년), 유아숲지도사(8,269명, 2022년), 숲길등산지도사(2,739명, 2022년) 산림치유지도사(2,510명, 2022년), 나무의사, 수목치료기술자, 수목원전문가(50명), 정원전문가.

국가공인 민간자격 분재관리사(전문관리사 391명, 1급 1,770명, 2급 4,770명, 조경수조성관리사(2급 158명, 3급 328명)

4. 유망 직종은 무엇이 있는가?

산림 일자리는 6개 대분류, 140여 개 소분류로 구분될 정도로 많다. 가령 목재를 이용한 악기 제작업도 분류체계 상 산림 일자리로 구분된다. 그렇기에 이 중에서 실제 은퇴자가 고려할 만한 일자리는 따로 있다.

산림청에서 발간한 산림 일자리 안내서에서는 크게 5가지 직군을 은퇴자 맞춤 산림 일자리로 소개하고 있다. 산림사업법인, 목재생산업, 산림복지전문업, 전문·연관산업, 전문임업인이다.<표 1>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위의 표에 제시된 일자리들은 은퇴자가 재취업, 혹은 창업하기 좋은 만큼 이미 경쟁이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산림청은 새롭게 뜨는 일자리들을 유망 직종으로 제시하고 있다. 간단히 일자리를 소개하면 <표 2>와 같다.

5.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가?

업계 전반에 대한 분위기, 다양한 산림 일자리에 대한 정보, 그리고 자격증까지 살펴보았다면 이제 실전이다. 원하는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채용 정보를 확인하고 취업에 도전하면 된다. 그래도 더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산림청 산림교육원 홈페이지fhi.forest.go.kr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숲에서 일자리 찾기 교육 과정을 통해 산림 일자리의 전망, 귀산촌 및 산림분야 창업, 산림복지 일자리, 실제 취업인과의 만남 등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산림산업, 산림기술기능, 산림서비스 3개 분야의 27개 교육과정을 통해 실질적인 소양도 쌓을 수 있다. 산약초 산양삼 조경수 산림유실수 재배자 과정, 생활목공과정, 나무식별과정 등 임산물 생산에 관한 교육부터 산불예방 및 진화기초, 가로수기술자, 산림기사입문, 도시녹지관리원 등 산림관리를 위한 교육까지 다양하다. 단 교육과정은 상시 개방되는 것이 아니기에 언제 원하는 교육이 열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귀산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한국임업진흥원 무료공개 강좌인 '귀산촌 아카데미'부터 시작하면 된다. 온라인 기본 이론교육을 시작으로 직접 귀산촌인 정착지도 찾아가볼 수 있고, 산촌생활을 위해 필요한 기술, 임산물 재배 및 가공 과정까지 배울 수 있다. 민간기관인 산림조합중앙회, 한국산림아카데미, (사)생명의숲에서도 비슷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지원도 챙겨야 한다. 귀산촌의 경우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자격만 되면 창업 및 주택구입 융자를 지원해 준다. 연리 2%,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으로 창업은 세대당 3억 원 이내, 주택구입은 7,500만 원 이내 한도다. 또 수실류, 버섯류, 산나물류, 약초류, 약용류, 수목부산물류, 관상산림식물류 중 지원 대상인 품목에 한해 소득지원도 해준다.

학교 등의 장소에서 목공 수업을 진행하는 목공 분야 전문가도 유망한 산림 일자리 중 하나로 꼽힌다.

6 결정은 신중하게

산림 일자리 담당 지역 공무원들과 강사,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단순히 '산이 좋다'는 정도로 산림 일자리를 선택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산이라는 험준한 지형에서 주로 일하는 만큼 위험하고, 육체적으로 힘들고, 소득도 기대만큼 높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산림 일자리에 대한 인기가 높아 취업 문턱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 치밀한 시장 분석과 판로 개척, 마케팅 계획까지 갖춘 후 창업이나 취업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산을 사랑하는 마음과 산을 오르내릴 충분한 체력은 필수다.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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