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서도 '韓 이란자금 재동결' 법안 발의…"하마스로 흘러갈 우려"

공화당 스콧 상원의원 대표 발의…"인도적 목적 동결해제, 테러에 사용될수도"
소관 상임위원장도 재동결 지지…블링컨 국무 "철저한 감독, 동결권은 美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팀 스콧 미국 상원의원이 '흑인 역사의 달'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3.02.1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최근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을 재동결하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발의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해당 자금을 이스라엘 추가 공격에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의소리(VOA)는 23일(현지시간) 의회 기록 시스템을 토대로 공화당의 팀 스콧 상원의원이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뒤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 60억달러(약 8조원)를 다시 동결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 17일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법안에는 "하마스는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인과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자행에 왔다"며 "돈의 대체 가능한 특성을 고려할 때 소위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이란에 풀어준 자금이 향후 테러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확실하게 막을 수는 없다"고 적시됐다.

법안은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인 은행위로 회부된 상태다. 법안 발의에는 공화당 의원 26명과 민주당의 조 맨친 의원이 참여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스콧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 이후 이 불량 정권(이란)은 테러 조직을 계속 지원하는 한 신뢰 받을 수 없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하원에서도 공화당의 어거스트 플루거 의원이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을 재동결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하원 법안 발의에는 공화당 의원 100여명이 동참했다.

맨친 상원의원을 비롯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바이든 행정부에 해당 자금에 대한 재동결을 촉구하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장인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의원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은행위가 테러지원국들에 책임을 묻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60억 달러의 이란 자산을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에 대해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동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을 재동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카타르로 보내진 자금 중 이란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하거나 접근한 자금은 없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실제로 해당 계좌에 있는 자금은 미 재무부의 감독을 받으며, 식량과 의료품, 의료 장비와 같은 인도주의적 물품에만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자금은) 이란의 손에 절대 닿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자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고 우리에겐 이를 동결할 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8월 이란 감옥에 억류된 미국인 5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활한 대(對)이란 제재로 인해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 송금을 허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원유수출 대금은 이후 유로화 환전을 거쳐 카타르 소재 은행 계좌로 이체됐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