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급해 지고’, 韓 ‘부러워 하는’ 美 감시자산?···‘RC-135’ 계열 정찰기 성능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1970년대 옛 소련 탄도미사일 추적용
‘RC-135U’ 정찰기 美공군도 2대 보유
美대통령·국방장관에게 전략정보 제공
최근 한반도에 자주 출몰하는 ‘RC-135’는 미국의 대표적 전자정찰기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도발이 고조되면서 우리 언론에 자주 거론되고 있다. RC-135는 대북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한반도를 정찰한다. 모델마다 임무의 차이가 있지만, 한반도 상공에 뜨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군사 동향 등을 추적·감시하는 활동을 한다. RC-135V/W ‘리벳 조인트’, RC-135S ‘코브라 볼’, RC-135U ‘컴뱃 센트’ 세 종류가 있다.
RC-135는 보잉 C-135 수송기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역사는 냉전시절인 196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번째 모델이었던 RC-135A는 초대형 카메라를 장착해 주로 사진 정찰이나 지도 제작을 목적으로 활용했다.
이어 나온 RC-135B부터 전자정찰 장비를 탑재했다. RC-135C, RC-135D, RC-135E 등의 후속 모델들은 거듭 개량되면서 현재의 전자정찰기 모습을 갖춰갔다.
미 전략공군사령부(SAC) 예하에 있던 RC-135는 냉전시대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동향 등을 탐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후 1975년 끝난 베트남 전쟁, 1983년 그레나다 침공, 1991년 이라크 바그다드 공습 작전인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등 미군이 개입한 주요 군사작전에서 투입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다 1992년부터 소속이 미 항공전투사령부(ACC)로 바뀌면서 미 전략사령부가 위치한 네브레스카주 오펏 공군 기지 내 ‘제55비행단’(The 55th Wing)에서 운영을 맡게 됐다.
미 55비행단은 현재도 RC-135S 3대, RC-135U 2대, RC-135V 8대, RC-135W 9대 등 22대의 RC-135 계열 정찰기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RC-135 정찰기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중동과 인도양 등을 포함한 서남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감시 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 방사포 발사 등 무력 시위가 이어지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이 자주 출현하면서 언론 보도가 늘고 있다. 이 가운데 노출 빈도가 높은 정찰기는 단연 RC-135V/W ‘리벳 조인트’를 꼽을 수 있다. 리벳 조인트는 신호정보(SIGINT·시긴트)를 전문적으로 수집 및 분석하는 정찰기다. 조종사와 부조종사, 항법사 등을 포함해 30명 이상이 탑승한다.전자전 및 정보분석 인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나 무력도발 동향을 파악하는 임무 등을 맡고 있다. 특히 한반도 전역의 통신·신호를 감청하고 발신지 추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RC-135S ‘코브라 볼’의 활동도 눈여겨 볼 만하다. 현재 일본 가데나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돼 있다. 코브라 볼은 계측·기호정보(MASINT·매신트)를 전문적으로 수집·분석하는 정찰기다. 주로 탄도미사일 비행을 관측할 수 있도록 정밀 레이더와 전자광학 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이에 코브라 볼은 원거리에서도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 등을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추적 카메라의 눈부심 현상을 줄이기 위해 오른쪽 날개와 엔진만 검은색으로 도색한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에게 전략적인 전자정찰 정보를 제공하는 정찰기가 RC-135U ‘컴뱃 센트’다. 컴뱃 센트는 지상에서 원격으로 미사일 정보를 측정하는 텔레메트리 장치(원격측정신호장치)의 미세한 전자신호까지 수백㎞ 떨어진 곳에서 탐지할 수 있다. 아울러 적 레이더 전파를 잡아 방공망 분석도 가능하다.
RC-135 계열 전자정찰기는 항공기 전문업체 보잉이 1961년부터 생산했다. 첨단 광학·전자센서와 녹화·통신장치를 두루 갖추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조짐이 보일 경우 언제든 미 본토와 주일 공군기지에서 우리나라로 출격할 수 있도록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이다.
사실 RC-135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건재하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부터 옛 소련의 탄도미사일 정보를 추적했다. 최근은 핵무기 보유가 의심되는 북한과 이란의 감춰진 속살을 엿보고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대속도는 마하 0.86(시속 1,052㎞)이며 한 번 이륙하면 12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하다. 최대 운용 고도가 5만피트(1만5240m)에 이르는 만큼 한반도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비행하더라도 수백㎞ 거리의 북쪽을 훑을 능력도 갖추고 있다.
RC-135 기종의 각 기체는 능력이 천차만별이다. 뒤에 붙은 알파벳 한 자리가 각 세부 기종을 구분하고 있다. 예컨대 RC-135U 컴뱃센트는 미사일 발사를 전후해 나타나는 전파신호를 탐지한다. RC-135W 리벳조인트는 통신감청이 주특기다. 코브라 볼이란 별칭을 가진 RC-135S는 탄도미사일 감시 및 추적이 주임무다. 이에 계측·기호정보와 관련된 각종 장비를 탑재했다. 무엇보다 탄도미사일을 식별하고 궤적을 추적하는 특수 카메라도 장착하고 있다.
이처럼 RC-135 정찰기는 첨단 감시 능력으로 대상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2002년 10월 제임스 캘리 당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포함한 미 대표단 8명이 방북했을 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존재를 시인하도록 감시 정보를 북한에게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이듬해 1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및 제2차 북핵 위기로 이어지는 성과를 도출했다.
북한이 첨단 전투기를 동원해 R-135 정찰기를 압박한 사례도 있다. 2003년 3월 2일 동해 상공을 비행 중이던 미군 RC-135기에 북한이 당시 전투기를 접근시켰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산에서 240㎞ 떨어진 공해상에서 정찰활동을 하던 RC-135에 북한의 미그 전투기 4대가 15m 거리까지 바짝 다가서 압박을 가했다. 이는 북한이 보유한 최신예 전투기들이 출격했다는 점에서 RC-135의 위력을 확인 시켜주는 반증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RC-135는 2017년 6월에 러시아 군과도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다. 러시아 인근 발트해 상공을 비행한 것이 빌미가 됐다. 러시아 측은 “미 정찰기가가 러시아 공군 전투기를 상대로 도발을 감행했다”며 “러시아군은 미국 해안선을 따라 비행하지 않는다”고 미국의 과잉 정찰을 강력하게 맹비난했다. RC-135의 정보 수집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접근 자체를 무력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미국의 감시정찰 자산 운용 역사는 냉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사 전문기업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U-2기가 시초다. U-2는 당시 보기 드문 초고고도 비행 능력을 통해 적성국의 공격 위험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소련의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며 감찰했다.
다음으로 RC-135의 형제와 같은 특수정찰기 WC-135 역시 미군의 정찰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2017년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WC-135 콘스턴트 피닉스는 동해에 긴급 출격해 북한 전역을 감시했다.
WC-135는 동체 옆에 달린 엔진 형태의 대기 표본수집 장비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탐지한다. 정찰기 안 대기성분 채집기 내부 온도를 영하 50도 아래로 낮추면 공기 중 핵물질이 달라붙게 된다. 따라서 핵폭발 과정에서 원자가 인공적으로 깨지면서 방출되는 크세논과 크립톤 등의 방사성 물질을 수집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측정 내용을 분석해 핵실험 여부와 농축우라늄인지 플루토늄인지, 폭탄 종류를 판별하는 게 가능하다.
미국은 2006년 10월 북한이 실시한 제1차 지하 핵실험 때부터 미군은 소유한 두 대의 WC-135기 중 한 대를 동해에 파견해 북한의 핵실험 양상을 순차적으로 관찰해 왔다.
구체적으로 RC-135 탄생을 살펴보자. RC-135 정찰기는 C-135 수송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C-135 수송기는 보잉사가 군용 수송기로 제안한 보잉 367-80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후 보잉사는 보잉 367-80 모델을 더 크게 만들어 전설적인 여객기인 보잉 707을 선보였다.1956년 8월 17일에 첫 비행에 성공한 C-135 수송기는 이후 공중급유기로 만들어져 더욱 유명해졌다.
KC-135 공중급유기는 1967년부터 시작해 800여대가 만들어졌다. 지금도 미 공군에서 운용 중이다.
RC-135 전자정찰기의 최초 모델인 RC-135A는 RB-50 정찰기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1960년대 초에 등장했다. 페이서 스완(Pacer Swan)이란 별칭을 가진 RC-135A는 전자정찰기가 아닌 항공사진 및 지도 제작을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뒤이어 등장한 RC-135B부터 본격적인 전자정찰기로 활용했다.
RC-135B는 통신감청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하여 신호를 포착하는 시긴트(SIGINT) 즉 신호정보수집에 특화된 전자정찰기로 개발됐다. RB-47H 정찰기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엘린트(ELINT) 즉 전자기 방사로부터 전자파를 수집해 그 특성을 분석하는 전자 정보 수집 기능이 추가되면서 RC-135C 빅 팀(Big Team)으로 불리게 된다.
RC-135B는 RC-135 계열 전자정찰기 가운데 유일하게 신규 생산된 기체를 사용하는 마지막 항공기다. 이후 등장한 RC-135 정찰기들은 운용 중이던 C-135 수송기나 KC-135 공중급유기를 개조 개발해 만들어졌다.
냉전 시대에 미 전략공군사령부 예하에 배속되었던 RC-135 전자정찰기들은 베트남 전쟁을 시작으로 미국이 참전 혹은 개입한 군사적전에서 중요 정보 수집에 동원돼 사용됐다.
그러다 1992년 RC-135 전자정찰기들은 미 공군 전투사령부로 배속됐다. 현재까지 미 네브레스카주 오마하에 위치한 오펏 공군 기지의 제55항공단에서 운용 중이다. 20여대의 RC-135 전자정찰기들이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정찰기들은 지난 2005년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엔진도 효율이 뛰어난 터보팬 엔진으로 변경됐다.
코브라 볼(Cobra Ball)이라는 별칭을 가진 RC-135S는 탄도미사일 감시 및 추적에 최적화 돼 있다. 총 3대가 운용중인 RC-135S는 마신트(MASINT) 즉 계측 및 기호정보와 관련된 각종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탄도미사일을 식별하고 궤적을 추적하는 특수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2대가 운용중인 RC-135U 컴뱃 센트(Combat Sent)는 대공 레이더 탐지 및 분석에 특화된 기체로 알려져 있다. 17대가 활동중인 RC-135V/W 리벳 조인트(Rivet Joint) 신호정보수집을 주임무로 맡고 있다.
편 미 공군이 아닌 유일하게 영국 공군이 미 공군의 KC-135R 공중급유기를 개조한 RC-135W 전자정찰기 3대를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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