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의욕 앞섰다?” 탄소배출 상위 4개국 목표 달성 불투명
“격차 상당해…NDC 목표 달성 어려울 것”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내달 ‘전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을 앞둔 가운데, 주요국의 ‘2030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별감축기여)’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세계 탄소배출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등 톱 4개국의 실질적 감축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24일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의 과거 배출량 자료를 바탕으로 ‘2030년 전망치’와 각국이 설정한 ‘2030 NDC 목표치’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전망치와 목표치간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 상승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대치인 48.6기가톤(GtCO2-eq)으로, 1990년부터 연평균 1.39%의 증가율로 상승해왔다. 유의미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뿐이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는 상위 13개 주요 배출국에서 나오고 있다. 압도적 온실가스 배출량 1위인 중국(2021년 기준 14.3기가톤)을 필두로, 미국과 인도, 러시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4개국의 배출량을 합산하면 세계 배출량의 50%를 상회한다.
배출량 상위 4개국의 ‘2030 NDC’ 목표 달성 여부가 세계 기후변화 대응 성패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최대 배출국인 중국은 2030년까지 얼마만큼을 줄이겠다는 감축 선언 대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peak)에 도달하겠다”고만 국제사회에 밝혔다. 넷제로(Net-Zero) 달성 시점도 국제사회의 2050년 목표보다 10년 늦은 2060년으로 설정했다. 현재 중국 내 추가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용량을 고려하면, 2030년 이전까지 중국에서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 수준으로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2030 NDC 목표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의 연구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정책 효과를 반영해도 2005년 대비 43% 수준의 감축이 최대치다.
인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탄소중립을 위해 경제성장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인도는 2030 NDC 목표를 2021년 배출량인 3.4기가t을 훨씬 상회하는 4.6기가t으로 선언했다. 2030년까지 석탄발전량을 지난해 대비 25%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넷제로 시점도 중국보다 10년이나 늦은 2070년으로 설정했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1990년 배출량의 70%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2030 NDC 목표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 역시 러시아의 2021년 배출량인 2.16기가t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러시아의 넷제로 시점은 중국과 같은 2060년이다.
탄소중립 선도국으로 알려진 영국과 독일의 2030 NDC 목표 달성도 난항이 예상된다. 영국과 독일은 일찍이 1979년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을 기록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배출량이 감소해왔다. 이는 영국(1990년 대비 68% 감축)과 독일(1990년 대비 65% 감축)이 전세계에서 가장 의욕적인 2030 NDC 목표를 선언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을 휩쓴 에너지 안보 위기로 인해 이들 탄소중립 선도국의 2030 NDC 목표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가스 가격이 폭등하자 영국 정부는 신규 원유・가스 및 석탄 광산 개발 사업에 허가를 내줬으며, 독일 정부도 2030년 탈석탄 계획을 어기면서 석탄발전소 재가동을 승인했다. 최근 발간된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limate Change Committee)의 보고서에서도 “영국은 기후대응 분야에 있어 글로벌 리더십을 상실했으며, 스스로 설정한 2030 NDC 목표 및 넷제로 조기달성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자가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전망치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감축격차율’을 G20 국가를 대상으로 계산한 결과, 이탈리아가 3%로 가장 작았고, 캐나다가 37.3%로 가장 컸다. 평균적으로는 25%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수치는 34.2%로 평균을 상회했다. 한국의 감축격차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현실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에 비해 2030 NDC 목표치를 지나치게 도전적으로 설정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당초 낙관적인 기대와 선언과는 달리 많은 국가들에서 온실가스 감축이 계획대로 이행될지 여부가 매우 불확실해진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온실가스 저감 노력과 함께 기후변화 적응 전략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뉴노멀이 되고 있는 ‘이상기후’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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