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모나미 3대 승계 카드 ‘티펙스’에 꽂히는 이유

신성우 2023. 10. 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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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진단] 모나미④
창업주 내외, 2017년 이후 11% 증여·상속
장남 송하경 배제…차남, 3남, 손주 5명 몫
‘균등 배분’…형제 경영→사촌 체제 기반

철저했다. 후계자인 장자(長子)에게 가업을 넘겨준 이후로 창업주가 단 한 주라도 장남 손에 쥐어주는 일은 없었다. 다른 두 아들 몫이었다. 나아가 손주들에게도 나눠줬다. 이때도 아들 3형제간에 차등을 두지 않았다. 중견 종합문구업체 모나미(MONAMI)의 2대(代) ‘삼분지계(三分之計)’는 선대(先代)의 뜻이었다.    

오너 송하경, 2009년 이후 주식 매입 ‘뚝’

‘[거버넌스워치] 모나미 ③편’에 이어, 지주회사격인 모태사 ㈜모나미에 대해 2001년 11월부터 시작된 송(宋)씨 오너 일가의 대대적 지분 보강(12.54%→31.62%)이 2011년 4월 딱 멈춘 후 현재까지 일가 지분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온 핵심 변수는 딱 두 가지다. 

먼저 2015년 6월 ㈜모나미가 차입금 상환용으로 실시한 122억원(신주 500만주·발행가 2445원)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다. 다음으로 2017~2022년 고(故) 송삼석 창업주와 부인 고 최명숙씨의 3번의 지분 증여와 상속이다.  

장남이자 2대 경영자인 송하경(64) 회장은 2009년 3월 이후 지금껏 ㈜모나미 주식을 사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증자 당시 15억원어치를 주식으로 받았을 뿐이다. 창업주 내외를 제외하고 일가 주주(6명)가 전부 자신들의 몫만큼 총 32억원을 청약했을 때다. 

양친의 3차례에 걸친 대물림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즉, 송 회장에 대한 지분승계는 앞서 2000년 2월 부친이 12.00% 증여를 통해 1대주주에 올린 것으로 끝이었다. 

반면 일가의 지분 보강 시기에 대거 사들인 모친의 주식이 전량 차남 송하철(62) 부회장과 3남 송하윤(60) 사장에게 돌아갔다. 2017년 11월 1.59%에 이어 작고(作故) 4개월 전인 2020년 5월 나머지 3.51%를 증여했다. 절반씩 똑같이 도합 32억원어치다. 

송 회장의 ㈜모나미의 개인지분이 2011년 14.41%→13.76%로 외려 축소된 반면 동생들은 각각 3.01%→4.54%, 2.99%→5.13%로 확대된 결정적 이유가 모친의 증여였다. 아우들이 증여세 납부를 위해 2020년 8월 0.88%(11억원), 0.79%(9억원)를 판 뒤에도 이렇다. 

모나미 송삼석 창업주 부부 2세 주식 증여

가성비 좋은 신주인수권 3세 체제 주촛돌

창업주는 더 멀리 내다봤다. 아예 3세 체제의 주춧돌로 활용했다. 증자 무렵 신주인수권 증여가 시작이다. 당시 4.19%, 6.93% 도합 11.11%의 지분을 보유한 창업주 내외의 몫 8.89%(우리사주 우선배정 20% 반영), 11억원어치를 손주들에게 대거 쥐어주었다.  

신주인수권이란 게 가성비가 좋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넘기는 효과가 있다. 할인율이 붙어서다. ㈜모나미의 경우는 25%였다. 여기에 청약 당시 주가가 순탄한 흐름을 보여 청약 때는 발행가격(2445원)이 시세(3675원) 보다 33.5% 낮았다. 

정확했다. 송 회장의 외아들 송재화(36) 상무에게 33%를 물려줬다. 송 부회장 경우에는 두 자녀 송근화(32)․송지영(29)씨 몫으로 역시 33%를 증여했다. 3남 송하윤(60) 사장에게만 직접 20%가량을 줬을 뿐이다. 이를 가지고 청약함으로써 3세 3명이 ㈜모나미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게 다가 아니다. 송 창업주가 별세한 때는 2022년 4월이다. 당시 지분 3.08%는 9월에 가서 상속됐다. 이 역시 손주들 몫이었다. 마찬가지로 아들 3형제 중심으로 3분의 1(1.03%)씩 공평하게 돌아갔다. 

현재 오너 3세 5명이 ㈜모나미 지분 4.77%를 보유하게 된 배경이다. 장손인 송 상무가 현 1.87%로 가장 많다. 송 부회장의 자녀들이 1.04%, 0.83%다. 다음이 창업주의 상속을 계기로 주주로 등장한 송 사장의 두 아들 송건화(30)․송승화(27)씨 각각 0.51%다. 

결과적으로 송 회장과 두 동생의 2011년과 지금의 ㈜모나미 지분격차가 3세들까지 합해 8.41%p(14.41% vs 6.00%)→3.06%p(15.63% vs 12.57%).로 좁혀진 배경에는 창업주 내외의 균등 배분 원칙의 지분 증여와 상속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모나미 송삼석 창업주 부부 3세 주식 증여

‘돈이 되는’ 티펙스 1대주주 장손 송재화

이제 관심은 모나미가 3대에 이르러서도 송 상무를 정점으로 사촌 공동 지배체제가 유지될 지에 모아진다. 창업주의 주식 증여와 상속을 계기로 모나미 송(宋)씨 일가 3세 5명이 모두 계열 지배구조의 중추 ㈜모나미 주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어서다. 

송 상무는 자타공인 모나미 3대 후계자다. 장손이자 현재 모태기업 ㈜모나미에서 경영수업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는 유일한 3세다.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통계학·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학업을 마친 뒤 2014년 9월 ㈜모나미에 입사. 재작년 1월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현재 상품기획 총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넘겨짚는 것조차 무의미하다. 먼 훗날의 일이고, 변수가 수두룩해서다. 때에 따라서는 송 회장의 두 아우가 ㈜모나미 지분을 매개로 저마다 주요 계열사들을 나눠 갖는 분가(分家) 수순을 밟을 지도 모를 일이다. 

뭐가 됐든, 송 상무가 경영 승계에 맞춰 향후 ㈜모나미에 대한 지분 보강에 나설 것만은 분명하다. 부친 지분을 오롯이 물려받아 15.63%를 갖게 된다 해도 증여세를 준비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물류업체 ‘티펙스(T-Pex)’의 존재에 시선이 꽂힐 수밖에 없다. 송 상무가 1대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로 있는 데다 계열사들이 먹여 살리다시피 하는 덕에 점점 ‘돈이 되고’ 있어서다. (▶ [거버넌스워치] 모나미 ⑤편으로 계속) 

(주)모나미 최대주주 변동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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