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터 각방" 완벽주의 남편에 오은영 '충고'…"번아웃 온다"

이은 기자 2023. 10. 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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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보디빌딩 세계대회 1위에 올랐던 남편이 모든 일상을 계획대로 움직이는 완벽주의자 면모로 아내와 갈등을 겪는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밥도 따로 잠도 따로 휴일도 따로 보내는 결혼 6년차 이교행 이주아 부부가 출연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두 사람은 헬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보디빌딩 세계대회에서 1등을 했던 남편이 먼저 하루를 시작했다.

선수 생활을 10년 넘게 해온 남편은 헬스장 오픈과 함께 닭가슴살을 먹고 운동 공부를 했다. 20개가 넘는 자격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 좋은 PT(개인 트레이닝) 수업을 위해 근육과 신경 등을 공부하는 것이 루틴이 됐다고 했다.

아내는 점심시간쯤 헬스장에 출근했다. 신발 벗고 들어가는 공간을 알려주기 위한 라인을 설치하려 했으나 남편은 개인 운동 중이라며 이를 미뤘다. 결국 아내 혼자 라인을 설치해야 했다. 남편이 처리하지 못한 세무 등의 잡일들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운동시간 등 모든 걸 자기 루틴대로 행동하는 남편은 갑작스럽게 계획이 변경되는 걸 싫어해 아내와 갈등을 빚고 있었다.

남편은 수업 중에도 타이머 활용을 했고, 틈틈이 메모하며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회원들이 저한테 기대치가 있다. '세계 1등이니까 뭔가 다르겠지'라고 기대하시니까 항상 수업할 때 빈틈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아내는 "직원 고용이 힘들다. 트레이너들이 자주 관두고 그래서 평생 같이할 직원이 필요하겠다고 느껴서 트레이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은 자신을 돕기 위해 운동하는 아내를 지켜보며 잔소리를 계속 퍼부었다.

남편은 "연애 시절에도 아내에게 운동을 가르쳐주다 헤어질 뻔한 적이 있다"고 했고, 아내는 "남편의 기준치가 보통 사람들에 비해 너무 높다. 다른 선생님은 잘하고 있다고 하는데, 남편한테는 한참 모자라다. 칭찬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속상해했다.

이에 대해 남편은 "이건 제 고집일 수 있는데, 이 사람이 이렇게 운동했을 때 몇 개월 뒤에 어떤 증상이 나올지 제 눈엔 보인다. 운동할 때 자세가 조금만 틀어져도 나중에 통증을 느낄 게 뻔하니까 잡아주고 싶은데 말하려면 잔소리해야 하니까. 이게 항상 반복이다"라고 설명했다.

남편은 밤 11시까지 PT 수업을 했고, 아내는 한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나 수업을 마친 남편은 유튜브 촬영을 위해 칠판을 가져와 아내를 지치게 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남편이 헬스장 운영을 이토록 열심히 하는 이유는 점점 어려워지는 운영 때문이었다. 그는 "이제 한계점까지 온 상태"라며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회원이 90명은 되어야 하는데 현재 유효 회원은 30~40명"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벤트도 해보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되니까 스트레스받는다. 발전적인 게 없다 보니까"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잠도 따로 잤다. 두 사람은 신혼 초부터 각방을 쓰다 지금은 같은 방에서 다른 침대를 쓰고 있었다. 예민한 남편이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것이 이유였다. 남편은 귀마개와 안대까지 착용하고 잠들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남편은 "예전엔 운동만 지도했다면 지금은 고객 니즈가 다양해졌다. 식단부터 수면 패턴까지 24시간을 상담받는다. 그래서 다 알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걱정이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뭘 하든지 제대로 잘, 열심히 하시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병원에서 물리치료사에게 치료받는다는 부분과 근력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사는 건 다른 카테고리다. 너무 열심히 하려다 보면 의대생처럼 모든 근육과 신경을 외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좋은 의도로 했지만 의사 입장에선 우려된다. 도움을 주기 위해 했는데 나중에 보면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할 통증일 수 있다. 선을 잘 지키셔야 한다. 남편분이 통증을 다 해결해주실 필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 대해 "원래 포부 수준이 높다. 잘 해내고자 하는 목표가 높다. 그거만 있는 게 아니라 완벽주의다. 포부 수준이 높은 데 완벽주의 성향도 갖고 있으니까 일이 안 될수록 더 새로운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는 걸로 이 국면을 타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열심히 산다는 건 너무 좋지만 일의 가짓수를 늘릴수록 인생이 괴로워진다. 절대 이런 분은 가짓수를 늘리지 말라고 한다. 하던 걸 더 깊이 숙성해야 잘 된다. 계속 이렇게 하면 '번아웃' 온다. 마음 건강, 몸 건강, 관계 다 어그러진다"고 짚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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