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초연 ‘트럼펫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1번 모두 빛났다… ‘음악적 동지’들의 힘 덕분
브람스의 ‘비극적 서곡’과 교향곡 1번 인상적으로 들려줘
류재준의 ‘트럼펫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세계 초연도 큰 호평
백주영·김민지·김상진·김홍박·최인혁 등 ‘앙상블 오푸스’ 중심의 심프오케스트라 연주력 재확인
‘낭만에 관하여’를 주제로 지난 7일부터 시작한 제15회 서울국제음악제(SIMF·심프) 폐막 음악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폐막 무대를 장식할 ‘심프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47)가 들어서자 갈채가 쏟아졌다. 19세기 낭만시대의 거장 브람스(1833∼1897)의 음악세계를 중심으로 올해 서울국제음악제가 차린 다채로운 음악의 진미를 맛본 관객들의 기대감이 깃든 환호와 박수였다. 서울국제음악제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전채요리 격인 브람스의 ‘비극적 서곡’은 곧장 입맛을 돌게 할 만큼 풍미가 가득했다. 어둡고 쓸쓸하다가도 격정적인 소리가 소용돌이치며 색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켰다. 큰 키의 페트렌코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절도 있고 유연한 지휘로 각 악기가 어떤 모양과 속도로 음을 내야 하는지 조율했다.
세계 초연이라 어떤 곡인지 가늠할 수 없는 데다 트럼펫터가 지휘자 옆에 서는 건 흔치 않은 장면이라 관객들은 숨죽이며 귀를 쫑긋 세웠다. 혼자서도 힘찬 소리를 늠름하게 뿜어내는 트럼펫이 관현악의 단독 파트너로 과연 잘 어울릴지 호기심어린 기류가 감돌았다.
관객들은 포만감을 느꼈지만 페트렌코와 심프오케스트라가 내놓은 디저트(브람스 ‘헝가리 무곡 6번)에 곧장 자리를 뜨지 못했다. 앞서 볼도츠키가 앙코르 곡으로 준비한 전통 한식 디저트(민요 ‘울산아리랑’)와는 또다른 훌륭한 맛이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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