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대타=40대 김강민' 2년째 바뀌지 않은, 씁쓸한 SSG PS 방정식 [준PO]
SSG는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NC에 3-7로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시작부터 꼬인 경기였다. 경기 전부터 선취점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선발 김광현이 1회부터 난타당해 두 이닝만에 4점을 내주고 4회 시작 전 강판당했다. 다행히 두 번째 투수 문승원의 4이닝 무실점 호투와 한유섬이 연타석 홈런으로 3점을 뽑으면서 1점 차 팽팽한 승부가 7회까지 이어졌다. 다른 타석에서는 좀처럼 점수가 기대되지 않는 것이 SSG로서는 아쉬웠다. 한유섬의 첫 홈런이 터진 4회 이후 속 시원한 안타라고는 5회 최주환의 우중간 안타, 6회 박성한의 우익선상 2루타가 전부였다. 그 밖에는 하재훈이 비거리 있는 파울 타구로 몇 차례 기대감을 심어줄 뿐이었다.
답답한 흐름을 바꿔줄 대타 카드가 나올 법도 하건만, 교체 없이 경기는 종반으로 향했다. 결국 8회 터진 김형준의 벼락 같은 솔로포에 SSG의 기세가 꺾였다. 이후 2점을 더 내줬고 분위기가 다 넘어간 9회말, 전날에 이어 포수 타석에 김강민이 들어섰고 분위기 반전 없이 그대로 경기는 SSG의 패배로 끝났다.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은 대타 기용에 관한 질문에 "소극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선발로 나간 선수들이 최선이었고, 8회 3실점이 아니었으면 그 라인업으로도 충분히 해볼 만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틀 연속 적시타로 뽑은 점수는 없었으나 점수 차는 1점에 불과했고 이날 선발 라인업은 타격 부진으로 제외된 최지훈을 제외하면 SSG의 3위를 가능케 한 주역이었다. 타구질도 크게 나쁘지 않았고 벤치의 선수들이 대타로 나와 안타를 생산할 확률보다 주전 선수들이 타구 이벤트를 만들 확률이 컸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 김강민에게 기대를 건 부분도 이해 못 할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김강민은 같은 장소에서 두 번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SSG의 이름으로 첫 우승을 견인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회말 극적인 동점포, 5차전에서는 한국시리즈 최초 대타 끝내기 스리런으로 역전승을 직접 일궈낸 좋은 기억이 있다.
9월 이후 정규시즌 타율 0.098(41타수 4안타)을 기록한 2023년의 김강민에게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요행에 가까웠다. SSG로서는 씁쓸한 지점이 이 부분이다. 벤치에 있던 다른 8명의 야수들은 41세 노장보다 감독과 코치진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주전으로 활약한 오태곤과 최지훈조차 전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기대를 받았으나, 둘이 합쳐 7타수 1안타에 그쳤고 결국 김강민이 이틀 연속 9회말 대타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9회말 대타 김강민의 존재는 SSG의 타자 육성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년간 SSG 포스트시즌 야수 라인업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주전 9명은 외국인 타자를 제외하면 동일했고 벤치 멤버도 최경모와 전의산이 김찬형, 강진성, 최상민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뚜렷한 성장이 이뤄진 것도 아니었다. 30대가 즐비한 야수진에 몇 안 되는 20대 주전으로 기대받은 박성한과 최지훈은 성적이 주춤했고, 유망주 전의산은 콘택트 문제로 아예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냉정한 현실을 확인한 채 SSG는 하루 휴식 후 창원에서 14.3%(14회 중 2회)의 확률에 기대를 건다. 역대 5전3선승제로 치러진 14번의 KBO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 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2010년 롯데 자이언츠, 2013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두산 베어스만이 오직 두 차례 해냈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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