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황현산 번역으로 만나는 '악의 꽃' 완역판 출간

이수지 기자 2023. 10.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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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의 고전인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완역판이 난다에서 출간됐다.

파일의 이름은 '악의 꽃(1) 번역 원고'였고, 최종 수정 시간은 2018년 7월 1일 오전 8시 56분이었다.

17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대시의 자장은 '악의 꽃' 아래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은 고전인 동시에 여전히 시의 전위에 있다.

보들레르는 '악의 꽃'에서 자기 시대의 덧없는 것, 저열한 것을 감각함으로써 그 감각 너머에 있는 영원한 것, 숭고한 것에 가닿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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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현대시의 고전인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완역판이 난다에서 출간됐다.

유려하고도 정확한 문장, 원문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랑스문학을 소개한 불문학자 고(故) 황현산 선생이 번역했다.

번역 원고는 역자가 타계 직전까지 작업한 결과물로, 완역판은 황현산 선생 사후 5년이 지나 발간되었다. 유족이 역자의 작업실에 놓여 있던 컴퓨터에서 번역 원고 파일을 발견한 것은 두 해 전의 일이었다. 파일의 이름은 ‘악의 꽃(1) 번역 원고’였고, 최종 수정 시간은 2018년 7월 1일 오전 8시 56분이었다. 역자는 곧 마지막으로 입원했고 2018년 8월 8일 숨을 거두었다.

이번 완역판은 정본이라 여겨지는 2판을 기준으로 삼되, 1판에서 검열되었던 시편 6편을 넣어 벨기에에서 간행된 '떠다니던 시편들'을 모두 싣고, 3판에서 가져온 12편의 시까지 추가한 판본이다.

17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대시의 자장은 '악의 꽃' 아래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은 고전인 동시에 여전히 시의 전위에 있다.

1857년 '악의 꽃'은 출간 직후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았다. 수록된 6편의 시는 “외설적이고 부도덕한 표현”을 이유로 검열을 당한다. 보들레르는 1861년 검열당한 6편의 시를 삭제하는 대신 32편의 새로운 시를 추가한 『악의 꽃』 제2판을 내놓았지만, 최초의 검열 판결은 무려 한 세기가 지날 때까지 지속된다. 92년이 지난 1949년이 되어서야 프랑스 법원은 '악의 꽃'의 출판 금지 판결을 무효화했다.

보들레르는 '악의 꽃'에서 자기 시대의 덧없는 것, 저열한 것을 감각함으로써 그 감각 너머에 있는 영원한 것, 숭고한 것에 가닿으려고 했다. ‘시대를 앞서간’, 한 시대와 그 미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덧없는 것을 통해 영원한 것을 감각한 현대시의 시작으로 공유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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