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넓은 농가 가꾸기

최다인 기자 2023. 10.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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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농가 가꾸기 게임이 있었다.

당근, 배추 등의 각종 농산물을 밭에 심고, 한 구석에선 가축들을 키우기도 했다.

그나마 이들은 스토킹뿐만 아니라 성폭행 등 다른 범죄 피해자도 담당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법과 제도, 현장 예방 인력, 범죄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노력,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지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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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인 디지털뉴스3팀 기자

대학생 시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농가 가꾸기 게임이 있었다.

당근, 배추 등의 각종 농산물을 밭에 심고, 한 구석에선 가축들을 키우기도 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싱그럽게 자란 농산물을 거두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울타리를 만들어 작물을 보호하고, 틈틈이 양분을 주고, 가축들의 상처도 정성껏 치료해야 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안팎의 다양한 노력으로 풍성한 작물과 깨끗하고 평화로운 농가를 가꾸게 되는 결실을 맺었다.

이 같은 노력은 우리 현실에서도 늘 적용돼야 되는 해법이다. 당연한 조치라고 여겨지면서도 현실적으로 이뤄지긴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스토킹 범죄 예방도 마찬가지다.

밖으로는 '스토킹 처벌법'을 도입해 피해자들을 보호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효과가 미비하다.

2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법 시행 직후인 2021년 10월 21일부터 12월 말까지 접수된 스토킹 신고는 242건, 지난해 917건으로 법 시행 이후 총 1159건에 달한다.

또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처벌을 내리는 긴급응급조치 신청도 법 시행 직후부터 올 9월까지 총 396건이 접수됐다. 올 1-9월까지의 신청은 124건으로, 지난해 한해(225건) 신청 수의 55%를 넘어섰다.

안에서는 피해 상황을 관리할 전담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지역의 피해자 전담 경찰관은 각 경찰서별 1명씩 총 6명뿐이다. 그나마 이들은 스토킹뿐만 아니라 성폭행 등 다른 범죄 피해자도 담당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를 보호할 안팎의 제도가 허물어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스토킹은 범죄의 지속성과 은밀성이 여타 범죄보다 상당한 만큼, 제대로 된 해법을 강구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법과 제도, 현장 예방 인력, 범죄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노력,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지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 등 모두가 일손을 보태야 한다. 온라인 게임은 한 사람으로도 관리·보호가 가능하지만, 우리 사회는 다르다.

밖으로는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법의 허점을 개선해야 하며, 안에선 전담 인력 충원으로 상처받은 피해자를 구해내야 한다.

우리 모두 넓은 농가를 가꾸는 데 힘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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