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하마스, 인질 석방 땐 임시 휴전 논의 가능”
“하마스에 재정비 시간 줄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먼저 인질을 석방할 경우, 임시 휴전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에게 인도적 구호를 제공하기 위한 ‘인도주의 휴전’에 대해선 하마스에 재정비 시간을 줄 뿐이라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 성과에 관한 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인질들이 풀려나야 한다. 그러고 나서 (휴전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을 지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문에 “휴전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가 “휴전이 아니라 인질들이 풀려나야 한다”고 정정했다.
미국은 공식적으론 하마스가 조건 없이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다만 미 정부는 추가적인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내 지상군 투입을 연기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이 가자에서의 전면적인 지상전으로 확대될 경우 인질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의 대규모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200여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인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 지난 20일 미국인 모녀 인질 2명을 풀어준 데 이어 두번째 인질 석방이다.
미국은 가자지구 내 인도적 물자 전달을 위한 ‘휴전’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럽연합(EU) 내에서 가자 주민들에게 인도적 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군사행위) 중지’ 방안이 논의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지라고 부르든, 휴전이라고 하든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테러 공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그러면서 “어떤 휴전이든 하마스에 휴식하고 재정비하고 이스라엘에 테러 공격을 계속할 준비를 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 접근을 위해 군사행위를 중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제안됐으나 미국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밀러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은 가자지구에 인도주의 지원을 반입하고, 민간인이 안전할 수 있는 장소를 구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를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하마스 공격을) 해야 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전쟁법 준수 여부에 대해선 법적 판단을 아직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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