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 3차전 선발"→"아예 안 나온다" 강인권 감독 '거짓말쟁이' 만든 20승 에이스, 준PO 등판 여부 '안갯속'

인천=양정웅 기자 2023. 10. 2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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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양정웅 기자]
NC 에릭 페디.
에릭 페디. /사진=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사진=NC 다이노스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죄송하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

매일 안부를 묻고, 매일 복귀일이 밀리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에이스 에릭 페디(30)가 또다시 등판이 연기되고 말았다.

강인권(51) NC 감독은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3으로 승리한 후 기자회견에서 "(페디가) 오늘 훈련 후에 조금 불편함과 불안함을 피력했다"며 "3차전(25일)은 어려울 것 같다. 상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페디는 3차전에) 아예 안 나온다. 내일(24일)하고 모레(25일) 지켜보고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며 "오늘 경기랑 상관없이 훈련 후에 병원 검진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됐다"고 전했다.

NC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1차전에서는 상대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에 맞선 선발 신민혁이 5⅔이닝 4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대등한 경기를 만들었다. 여기에 8회 초 대타 김성욱의 투런 홈런과 9회 초 도루 2개로 만든 2득점을 묶어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NC 선수들이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 초 홈런을 터트린 김형준을 격하게 축하해주고 있다.
이어 2차전에서는 베테랑 김광현을 상대로 1회부터 3득점을 올렸고, 2회 1점을 추가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NC는 4회와 6회 한유섬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며 4-3 한 점 차로 쫓겼지만, 8회 초 김형준의 쐐기 솔로포에 이은 손아섭과 박건우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하며 경기 흐름을 제대로 가져왔다.

경기 후 강 감독이 입을 열기 전까지 NC는 희망이 가득했다. 국내 선발진인 신민혁과 송명기 두 선수로 SSG의 원투펀치인 엘리아스와 김광현이 나온 경기를 모두 승리로 거뒀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3차전에는 페디의 등판이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다. 강 감독은 2차전 시작 전 인터뷰에서 "이제는 뒤로 미룰 곳이 없어 (페디는) 3차전에 무조건 나간다. 스스로 불안감을 갖고 있지만, 더 이상 미루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에이스의 존재가) 분명히 도움이 된다. 부상이 있어 걱정이 있지만, 페디가 우리 팀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어 든든한 건 사실"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에릭 페디.
NC 입장에서 페디의 등판을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올 시즌 NC 유니폼을 입은 페디는 30경기 180⅓이닝을 던지며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거뒀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에서 1위에 오르며 2011년 KIA 윤석민 이후 12년 만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차지했다. 또한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것도 역대 5번째이자 1986년 해태 선동열(24승-214탈삼진) 이후 무려 37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이런 활약 속에 페디는 제10회 최동원상의 수상자가 됐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정규시즌 MVP 수상도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NC가 시즌 막판까지 3위 경쟁을 이어가면서 페디는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섰다. 5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페디는 6회 말 2아웃 상황에서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았다. 마운드에 그대로 주저앉았던 페디는 김영규와 교체되고 말았다. 검진 결과 오른쪽 전완부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지만, 19일부터 열렸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는 제외됐다.

에릭 페디.
강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종료 후 페디의 상태에 대해 "하루하루 회복되는 것 같고 처음보다, 어제보다 오늘이 좋은 상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증명하듯 페디는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어 출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1차전의 선발투수는 페디가 아닌 신민혁이었다. 페디의 몸 상태가 완벽히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강인권 감독은 1차전 시작 전 인터뷰에서 "오늘(22일) 최종 점검으로 불펜 피칭을 했다"며 "상태를 보고받은 후 (등판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NC는 2차전 선발도 페디가 아닌 송명기를 냈다. 강 감독은 1차전 종료 후 "페디가 불펜 투구 19구를 했고, 90% 정도의 회복상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안감이 있다고 얘기해서 2차전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회복상태를 보면서 페디 등판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조금씩 불안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페디는 1, 2차전 모두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하며 상태를 체크했지만,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다.

에릭 페디.
그래도 강 감독은 페디가 3차전에 등판한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훈련에서 페디가 불편함을 호소했고, 결국 병원 검진을 다녀왔다고 한다. 결과는 '단순 충돌 증후군'으로 나왔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불안감을 느끼면서 페디는 결국 3차전 등판이 무산되고 말았다. 강 감독은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NC는 3차전 선발로 2선발 태너 털리(29)를 예고했다. 태너는 올 시즌 대체 외국인 투수로 NC에 합류해 11경기에 선발 등판, 5승 2패 평균자책점 2.92의 성적을 올리며 페디와 원투펀치를 이뤘다. 8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거두며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다만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4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본의 아니게 강인권 감독을 계속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는 페디는 3차전 이후로도 여전히 등판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 2승을 선점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NC지만 에이스의 공백은 너무나도 뼈아픈 일이다.

에릭 페디.
에릭 페디. /사진=NC 다이노스

인천=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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