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X현대 동맹은 무적 아냐?”…전기차 배터리로 뭉쳤다는데
유럽향 전기차 50만대에 탑재
현대차, 차세대 플랫폼 강화하고
삼성SDI, 성장빠른 현대차 협력
車 앙금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23일 삼성SDI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 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삼성SDI와 현대차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7년 간 배터리 공급 규모는 전기차 5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으로, 이를 환산하면 연간 약 1조원 내외, 7년 간 7~8조원 가량의 배터리가 공급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가 공급하는 제품은 현재 개발 중인 고성능 각형 배터리 ‘P6’다. 삼성SDI는 P6에 사용되는 양극재 중 니켈 비중을 91%까지 끌어올리고, 음극재에는 독자적인 실리콘 소재를 활용해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 차량의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한 P6 배터리를 현대차 유럽 현지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체코 모라바슬레스코 주 노쇼비체 공업지대에 공장을 두고 코나EV, 투싼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모델을 생산해왔다. 연간 생산능력은 30~40만대 수준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양사가 체결한 계약의 공급 시점이 2026년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을 목표로 ‘E-GMP’에 이은 2세대 전기차용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유럽 지역에서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2세대 플랫폼 기반 전기차가 생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세대 플랫폼은 소형 전기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브랜드까지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만큼, 현대차의 고급 전기차에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SDI 측은 “양사는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 선행 개발 등 협력관계를 지속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협력을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 입장에서는 각형 배터리의 추가 공급처를 확대하는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는 현대차를 고객사로 확보한 데에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탑재해왔다. 코나EV에는 중국 CATL의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기도 했지만 제한적이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파우치와 원통형 위주로 형성돼있지만 삼성SDI는 각형과 원통형에 강점이 있다”며 “각형 배터리 납품이 늘어나면 각형 배터리를 채용하는 다른 차종이 늘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각형 배터리는 중국 기업을 제외하고는 삼성SDI가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SDI는 지금까지 BMW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현대차를 고객사로 확보함에 따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해진 점도 이번 계약의 효과다.
삼성과 현대차가 오랜 앙금을 청산하고 미래차 경쟁력을 위해 협력을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삼성의 완성차 사업 진입 이후, 두 그룹의 직접적인 협력은 오랜 기간 끊겨 있었다. 삼성이 인수한 하만이 현대차그룹 차량에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하기도 했으나 직접 협력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다 분위기가 전환된 것은 올 6월 삼성전자의 차량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오토 V920’을 현대차가 탑재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전에는 인텔, 엔비디아 등에서 만든 칩을 탑재하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를 강화한 것을 계기로, 현대차도 삼성 프로세서 탑재를 결정했다.
이후 삼성전기에서 서라운드뷰, 후방모니터용 카메라도 탑재하며 협력 분야를 반도체·디스플레이·카메라·오디오 등 분야로 확대한 바 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까지 채용하게 된 만큼 양사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새벽까지 영업 수상했는데”…클럽 손님 300명 중 137명이 한 짓, 태국 ‘발칵’ - 매일경제
- “승객없이 가느니 싸게라도 채운다”…저비용항공사 ‘무슨 일’ - 매일경제
- “유니클로 반값도 안된다고?”…19900원 갓성비 청바지가 떴다 - 매일경제
- 도쿄 때린 ‘엄마 손맛’…3일간 2500명이 먹으러 온 싸이버거 - 매일경제
- 외길서 만난 차량 한대…‘차 빼달라’ 했더니 부부가 한 황당행동 - 매일경제
- 이동채 前회장 지분 증발 에코프로에 무슨 일이… - 매일경제
- 11월 대단지 입주 ‘줄줄’…전세가격 안정은 ‘글쎄’ - 매일경제
- 혁신 아이콘 김범수 어쩌다 이지경…문어발 경영에 주가조작 논란까지 - 매일경제
- 테슬라 시총 위협하다 주가 90% 떨어진 베트남 전기차 회사 [신짜오 베트남] - 매일경제
- 미국에서 첫 시즌 마친 정상빈 “내년에는 메시와도 붙어보고싶어” [MK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