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가진 부모는 죄인? 진료부터 약 타는데 '휴일 4시간'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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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데리고 병원을 찾아 2~3분 진료를 받고 약까지 받는데,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의료산업으로 이름을 알리는 원주인데, 휴일 진료를 받기가 이렇게 어렵네요.'
당시 그 의원 내부 역시 2개 진료실 앞에 약 40명의 인원이 대기 중인데다, 병원 밖에서도 진료대기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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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기관 외 의원 등 의료시설 중 일요일 진료시설 전체 6.2% 불과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아이 데리고 병원을 찾아 2~3분 진료를 받고 약까지 받는데,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의료산업으로 이름을 알리는 원주인데, 휴일 진료를 받기가 이렇게 어렵네요.’
지난 22일 일요일 오후 4시. 강원 원주시의 한 의원 앞 약국 주변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은 상당수 부모들이 얼굴을 붉혔다. 약국 의자는 만석을 이뤘고, 그 밖 길까지 대기하는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체로 의원에서 진료 대기시간으로 약 1시간 정도 소요한데다, 약국에서도 40분 가까이 시간을 보내면서다. 당시 그 의원 내부 역시 2개 진료실 앞에 약 40명의 인원이 대기 중인데다, 병원 밖에서도 진료대기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인근 주차장도 마찬가지였다. 어린이 진료를 위해 의원을 찾는 부모마다 만차 수준인 주차장에 진입을 시도하고, 진입을 못하면 다른 주차공간을 찾는데 수십 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이날 아이를 데리고 의원을 찾은 A씨(40대)는 “의원에서 몇 분 진료를 받으려고 수십 명의 앞선 대기자를 기다렸다”면서 “그런데 약국에서도 기다리다 지쳐 물어봤더니, 최소 30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부모 B씨(30대)는 “여기 오기 전 낮에 오후 진료가 가능한 다른 의원을 찾았는데, 벌써 진료예약이 마감돼 또 다른 의원을 찾다가 여기로 왔다. 그런데 또 기다려야 했다”면서 “수십 명의 대기인원에 이어 약국에서도 줄을 서다보니 저녁시간이 다 됐다. 의원 찾아 약을 받기까지 4시간 이상을 소요하는 등 휴일을 날린 기분”이라고 인상을 찌푸렸다.
의원의 한 관계자는 “일요일 같은 주말이면 하루 수백 명의 환자가 몰린다. 제때 순서를 못 기다리고 자리를 비우면 곤란해지는 사례가 있을 정도”라며 “휴일마다 환자들 접수에 업무가 과중하다”고 말했다.
원주시보건소와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23일 기준 원주의 병‧의원, 치과의원, 한방병원, 한의원, 요양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보건진료소, 보건지소 등 응급의료기관 이외 의료시설 수는 486곳이다. 그중 일요일 진료가 가능한 곳은 30곳, 전체의 6.2%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시내 전체 ‘소아청소년과’라는 명칭을 사용한 의원 수는 20개로, 이중 일요일 진료가 가능한 곳은 4곳뿐이다. 그중 오후 1시 이후 진료가 가능한 곳은 단 2곳에 그쳤다. 그마저도 한 곳은 오후 2시, 다른 한곳은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하는 상황이다.
또 일요일 진료가 가능한 ‘내과’ 명칭을 사용한 의원 역시 시내 2곳뿐이고, 이외 소아청소년과와 내과를 뺀 일반 의원급 종합 진료시설 중 일요일 진료 가능 의원 수(한의원, 산부인과, 여성, 외과 제외)도 2곳뿐이었다.
원주시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응급의료기관 외에 감기 등을 진료하는 의원급의 일요일 진료는 시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의사단체에서 나서야 방법이 있지만, 절차상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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