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도 원점…계속 꼬이는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노명현 2023. 10. 2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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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추진중인 기업 구조조정이 번번이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여전히 안갯속이고 HMM 매각은 현재 실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우려섞인 시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은 당장 입장을 밝히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는 어렵고 향후 처리방안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합병도 EU의 수정조치안을 대한항공이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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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KDB생명 인수 포기
대한·아시아나합병 안개 걷히지 않아
HMM 실사중…최종 매각은 미지수

KDB산업은행이 추진중인 기업 구조조정이 번번이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여전히 안갯속이고 HMM 매각은 현재 실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우려섞인 시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KDB생명 매각도 무산됐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후 기업 구조조정 관련해선 속전속결을 강조했지만 마무리까지 가는 길이 갈수록 험난해질 전망이다.

진전 없는 기업 구조조정

산업은행 기업 구조조정 남은 과제는 HMM과 아시아나항공, KDB생명이다. 

이중 최근까지 기업 실사를 진행하고 있던 KDB생명 매각이 중단됐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이 실사 결과 매각을 포기한 까닭이다. 

지난 6월 강석훈 회장은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KDB생명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쳤다. 앞서 4차례 매각 실패가 있었지만 산업은행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하는 등 가용자본 관리가 용이해져 시장에서 매력도가 높다는 게 강 회장 설명이었다.

이후 하나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통한 사업확장과 기존 보험사와의 시너지 등 기대효과가 낮다고 분석하면서 인수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의구심이 현실이 됐다. ▷관련기사: 4전5기도 실패…하나금융, KDB생명 인수 포기(10월18일)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순항하다 지난 5월부터 급제동이 걸렸다. 경쟁당국인 유럽연합(EU) 합병 승인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합병 주체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승인을 받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추진이 대표적이다. EU가 양사의 합병으로 유럽 노선 화물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승인 등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아있고, 매각이 성사된다해도 실제 합병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련기사: '아시아나 화물' 내놓은 대한항공, 승부 걸었다(10월21일)

HMM 역시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인수에 나선 3곳(동원·LX·하림그룹)이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매각 가격이 높고 인수에 나선 기업들이 자산 규모가 HMM보다 작다는 점에서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HMM 주인찾기]③'애매한데…' 산업은행, 직접 나설까(9월1일)

지켜본다는 산업은행…뾰족한 해법 없어

산업은행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관련해선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KDB생명의 경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합병도 양사를 지원하는 수준이다. 당초 강석훈 회장은 3분기 내 합병 승인이라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며 "플랜B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HMM은 인수 대상자들이 기업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르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은 당장 입장을 밝히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는 어렵고 향후 처리방안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합병도 EU의 수정조치안을 대한항공이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기업 구조조정 현안을 산업은행이 직접 풀어나갈 뾰족한 수가 없다는 의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구조조정 관련해선 속도전을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보이지 않았다"라며 "매각 실패 등에 대비한 대응 방안도 마땅치 않아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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