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무량판 아파트는 '철근 누락' 없었다… LH만 왜?

박세준 2023. 10. 2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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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378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철근 누락이나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부실시공이 확인된 단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준공된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단보강근(무량판 구조에 필요한 철근) 누락은 발견되지 않았고, 비파괴 방식으로 배근 상태와 콘크리트 강도를 측정한 결과 준공된 현장과 시공 중인 현장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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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민간 378개 단지 전수조사
SH 등 발주 공공 단지도 문제 없어
LH 관리·감독 부실 다시 도마에
“비용 절감에 매몰… 공법 개발 소홀”

정부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378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철근 누락이나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부실시공이 확인된 단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 졸이며 결과를 기다리던 민간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한숨 돌리게 됐지만, 검단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와 이권 카르텔 문제만 부각되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3일부터 2개월간 2017년 이후 준공된 민간·공공 무량판 아파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부실시공은 없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민간 아파트가 378개 단지이고, LH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 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분양·임대주택이 49개 단지다.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는 153개, 지하주차장에만 적용한 단지는 265개다.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지역 민간 아파트에 대한 건축물 정밀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조사 결과, 준공된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단보강근(무량판 구조에 필요한 철근) 누락은 발견되지 않았고, 비파괴 방식으로 배근 상태와 콘크리트 강도를 측정한 결과 준공된 현장과 시공 중인 현장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1곳에서 설계도서에 전단보강근 누락이 발견됐지만, 착공 전 설계 보완 조치가 끝났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전수조사는 안전진단전문기관이 수행하고, 지자체와 국토안전관리원이 조사에 입회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LH는 전수조사에서 빠뜨렸던 11개 단지를 점검한 결과 2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검단 아파트를 포함해 LH의 ‘철근 누락’ 단지는 모두 23개로 늘어나게 됐다. 이와 달리 민간 아파트는 물론 SH, GH 아파트에서도 전단보강근 누락이 전혀 발견되지 않으면서 LH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재차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월 7일 서울 강남구 한국시설안전협회에서 열린 '무량판 민간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LH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면서 오류 최소화를 위한 공법 개발에 소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간은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위해 조립식 전단보강근을 주로 쓰고 있지만, LH는 대부분 현장에서 일일이 전단보강근을 감아주는 재래식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오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무량판 구조를 택한 민간 아파트는 대체로 공장에서 전단보강근이 배근된 구조물을 제작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형태로 공사를 진행했다”며 “이렇게 실패가 나올 확률을 줄인 게 민간 공사와 LH 공사의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러한 철근 누락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 건설현장 안전 강화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LH는 입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전단보강근 누락 아파트의 보강 공사 이후 정밀 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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