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무슨 결혼이냐”… 편견에 내몰린 ‘사랑의 사각지대’ [심층기획]
남성·여성이기 앞서 ‘장애인’ 시선
신체적 장벽 넘고 결혼 결심해도
“2세 양육 부담” 가족 반대 부딪혀
자폐성 장애인 미혼율 100% 집계
임신 후 장애아 출산 우려도 난관
“국가가 생애주기별 대책 마련해야”
배외수 장애인재활협 경북협회장
형편 어려운 장애인 부부에 무료 예식
27년간 228쌍 수혜… 신혼여행도 지원

◆자폐 장애인 미혼율 100% 달해
23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통계연보’를 살펴보면 2020년 기준 장애를 가진 성인 남녀의 48.7%가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다. 2017년 장애인 44.7%가 결혼을 하지 않는 점과 비교하면 꾸준히 증가세다. 장애 가운데도 자폐의 미혼율은 100%로 집계됐다.
장애인이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결혼 시기가 되지 않아(24.6%)’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음(18.2%)’이 많았다. 다시 말해 교제를 하고 싶어도 이성을 만날 기회가 적다는 이야기다.

장애인은 결혼을 결심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장애인끼리의 결혼은 더 그렇다. 지체장애 4급 박모(30대)씨는 5년 전 장애인직업교육시설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해 딸을 두고 있지만, 결혼을 결심할 당시 주변 사람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박씨는 “결혼 준비 사실을 알리는데 시어머니가 ‘둘 다 장애인인데 어떻게 살 거냐’며 결혼을 뜯어말렸다”면서 “친정 역시 축하보다는 걱정에 가까운 잔소리를 해 축하받지 못한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부모 역시 장애 자녀가 결혼을 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그 누구보다 바라지만, 결혼은 현실인지라 찬성하기도 축복할 수도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자폐를 가진 아들을 둔 이모(50대)씨는 “결혼은 독립을 의미하지만 정신이나 자폐, 발달장애인끼리의 결혼은 가족들 입장에서 보면 돌봐야 할 대상이 한 사람 더 늘어나는 셈”이라며 “2세 출산까지 이어지면 유전이란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2세 양육은 가족 몫이 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의 삶 패널조사’를 살펴보면 장애인이 임신 기간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장애아 출산에 대한 두려움(34.4%)’이 가장 높았고, 다음이 ‘가사의 어려움(29%)’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차별 경험을 묻는 설문에서도 ‘결혼’이라고 응답한 장애인은 100명 중 17.7명으로 집계됐다. 취업(21.5명)보다는 낮았지만, 직장생활에서의 소득 차별(13.6명)과 의료기관 이용(3.7명)보다 응답률이 더 높았다.

결혼으로 겪는 장애인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임신·출산·육아·부부관계 갈등은 잇따르고 있지만 대책은 미비하다. ‘2020 장애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9만원이다. 전국 월평균 가구소득(411만원)의 48.4%에 불과했다. 장애인 가구 규모별 소득은 1인 가구 91만7000원, 2인 가구 166만7000원, 3인 가구 268만2000원, 4인 가구 366만8000원 등으로 집계됐다.
장애인 가구는 수입이 적다 보니 지출 역시 적을 수밖에 없다. 이들의 월평균 지출은 178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월평균 가구 지출(245만7000원)의 72.6% 수준에 불과했다.
여성 장애인은 가장 필요한 정책 과제로 자녀 양육을 꼽았다. 만 49세 이하 여성 장애인들이 필요 서비스 1순위로 꼽은 정책은 ‘자녀 양육지원(13.3%)’으로 확인됐다. 뒤를 이어 ‘활동지원사(11.3%)’와 ‘출산 비용 지원(10.2%)’, ‘건강관리 프로그램(10%)’, ‘임신·출산 교육과 정보 제공(8.8%)’ 등이다.

서승엽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사회복지실장은 “장애 유형별 맞춤 지원책 마련은 물론 교육·노동·교육·주거 등의 문제를 장애인 가족이 아닌 국가가 살펴야 한다”면서 “장애인의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이 마련되도록 관계 기관은 입법·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배외수 장애인재활협 경북협회장 “농아인 부부 ‘고맙습니다’ 문자에 눈물… 보람 느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결혼식을 돕고 있죠.”



배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장애인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면서 “형편이 어렵다면 언제든 꼭 연락해 달라.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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