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매수냐, 더 지켜보느냐…에코프로 '딜레마'

이정현 2023. 10.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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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만원대 무너진 에코프로, LG엔솔도 약세 지속
‘오른다’ 신뢰 무너지자 개미도 탈출 러시
위험자산 회피심리 직격탄…일각선 비중 확대 의견
증권가 “내년쯤 반등 예상, 보수적 대응해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대표적인 2차전지 테마주인 에코프로(086520)의 주가가 최고점 대비 반토막인 75만원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금리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과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둔화, 미국 정권 교체 가능성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주가 급락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저점 매수의 기회라는 인식이 확대하고 있고, 증권가에서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2.80% 하락한 73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7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올 7월26일 장중 150만원을 돌파하며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후 세 달여 만에 최고점의 반토막인 75만원선이 무너졌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247540) 역시 고점 대비 절반 아래인 23만원 초반까지 밀렸다.

에코프로 주가를 지탱하던 개인투자자 수급도 빠르게 빠져나가며 주가를 압박했다. 80만원선이 무너진 지난 19일부터 3거래일간 701억8000만원 규모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올 초 대비 주가가 608.74% 올랐으나 ‘계속 오른다’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상승 동력이 흩어졌다.

2차전지 테마에 대한 약세는 양극재 뿐만 아니라 대형 배터리셀 종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깜짝 실적을 통한 반등을 뒤로하고 43만원대까지 하락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0.17% 하락하며 코스피(-4.38%)와 코스닥(-9.19%) 지수보다 더 떨어졌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심리로 성장주인 2차전지가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에 따른 전기차 수요의 불확실성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인하 및 수익성 둔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권 교체 가능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추진 동력 감소 가능성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유럽 전기차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셀과 소재 수요가 약해지는 것을 두고 배터리 산업의 중심이 한국 기업에서 중국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한 만큼 비중 확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등 시도 지점이 드러나진 않았으나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에 큰 폭의 주가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히 낮아졌다”며 “과도한 보수적 대응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년 혹은 내후년 실적 성장 가능성 높은 종목 위주로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적인 주가 하락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하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2차전지 관련 종목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양극재 기업들의 장기 수주 계약이 반등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수주모멘텀이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는 2차전지 관련 산업이 3분기에 저점을 지나 내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반등 시에도 주가 흐름은 종목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판가 하락이 완만하고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배터리셀 제조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주요 배터리셀 업체들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주가 반등을 견인할 것”이라며 “전기차 수요 우려가 있으나 여전히 고성장하는 시장이며 고유가 지속에 따라 전기차 판매 메리트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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