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당 과다섭취' 문제를 탕후루에 묻는다니

연희진 기자 2023. 10.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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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가를 '반짝' 휩쓸고 가는 아이템이 있다.

청소년의 당 과다 섭취 문제를 탕후루 프랜차이즈에 따져 묻는 것이 맞을까.

문제는 탕후루 만큼 당이 많이 포함된 가공식품이 사방에 널려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청소년의 당 과다 섭취 문제를 탕후루 운영업체에게 따지겠다는 것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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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가를 '반짝' 휩쓸고 가는 아이템이 있다. 주로 디저트류가 짧은 시간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확산한다. 한때 벌집 아이스크림이 그랬고, 도지마롤이 그랬고, 대왕 카스테라가 그랬다. 이번에는 탕후루다.

중국 전통 간식에서 유래한 탕후루(糖葫蘆·설탕 호리병박)는 딸기, 귤, 샤인머스캣 등 과일을 꼬치에 끼워 설탕 시럽을 발라 굳혀 만든 디저트다. 독특한 식감과 단맛으로 1020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 들어 탕후루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발간한 '배민트렌드2023 가을·겨울편'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내 '탕후루' 검색량은 지난 1월과 비교해 7월 47.3배 늘었다. 젊은 세대들이 자주 찾는 서울 홍대거리는 탕후루 꼬치 쓰레기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을 정도다.

탕후루를 먹어보기도 전에 탕후루 기업의 국정감사 소환 소식을 먼저 듣게 됐다. 국정감사에 불려간다기에 가맹점 갑질 또는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문제일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탕후루 전문점 '왕가탕후루'를 보유한 달콤나라앨리스의 김소향 대표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불출석 의사 등을 이유로 김 대표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를 철회했으나 이번 소환을 두고 의아하다는 생각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당초 보건복지위원회는 김 대표를 대상으로 청소년 설탕 과소비 문제와 관련해 질의할 예정이었다. 탕후루의 당이 당뇨와 비만 등 질병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 삼은 것이다.

청소년의 당 과다 섭취 문제를 탕후루 프랜차이즈에 따져 묻는 것이 맞을까.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하루 적정 당류는 50g가량이다.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이보다 적은 25g 정도가 적정량이다.

왕가탕후루의 한국분석센터 영양성분 검사에 따르면 탕후루 한 꼬치 기준 포함된 당류는 10~25g 정도다. ▲블랙사파이어 24.7g ▲애플포도 22.3g ▲파인애플 21.5g ▲샤인머스캣 21.1g ▲스테비아토마토 20.9g ▲거봉 15.6g ▲귤 14.0g ▲블루베리 13.5g ▲딸기 9.9g 등으로 나타났다. 물론 적은 양은 아니다. 한 꼬치 기준 성인은 하루 적정 당류의 최대 50%를, 어린이·청소년은 최대 100%를 섭취하게 돼 결코 적은 양은 아니다.

문제는 탕후루 만큼 당이 많이 포함된 가공식품이 사방에 널려있다는 것이다. 국내 대표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음료의 성분표를 들여다보면 탕후루 만큼 당류가 많이 포함된 메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카라멜 마키아또 22g ▲바닐라빈 라떼 27g ▲돌체 라떼 39g ▲자바 칩 프라푸치노 42g 등 다양하게 포진됐다. 제주 까망 크림 프라푸치노의 경우 79g이나 포함돼 하루 적정 당류 기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청소년의 과도한 당 섭취는 경계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불필요한 당 섭취가 점점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6월 발표한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당 섭취가 가장 높은 그룹은 12~18세 청소년층으로 평균 섭취량은 47.1g에 달했다.

젊은 당뇨병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대 당뇨병 환자는 2017년 2만4117명에서 2021년 3만7916명으로 연평균 12% 늘었다. 전문가들은 운동 부족과 식생활 변화 등으로 비만 인구가 늘면서 젊은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청소년의 당 과다 섭취 문제를 탕후루 운영업체에게 따지겠다는 것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 자리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당에 대한 역치가 높아진 점에 대한 개선 방안과 청소년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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