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는 따라올 자 없지"…외인덕에 SK하이닉스 질주

홍순빈 기자 2023. 10. 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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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독보적인 질주가 계속된다.

국내 증시에서 매도공세를 지속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SK하이닉스에는 러브콜을 보낸다.

한 펀드매니저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개선)를 노린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더 관심을 둔다"며 "신흥국 주식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를 사고, 삼성전자를 매도하는 롱숏 헤지펀드의 수급적인 요인도 작용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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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매도공세 속 순매수 1위
"삼성전자보다 수익 좋을 수도"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독보적인 질주가 계속된다. 국내 증시에서 매도공세를 지속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SK하이닉스에는 러브콜을 보낸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는 현시점에 해당 분야에서 우위를 점한 덕분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다. 총 4030억원 어치 사들였다. 뒤이어 금양(1790억원), 기아(1390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660억원), 삼성전기(540억원) 순이다.

주가도 좋았다. 이날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1.74% 하락하긴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65.33% 상승했다. 지난 17일엔 13만800원까지 올라가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지위가 투자자들의 매력을 사로잡았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에 쓰이는 HBM 기술 독점력을 보유하고 있다. 4세대 제품인 HBM3를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는 한편 5세대 제품도 준비 중이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3E를 내년 초 엔비디아에 제공하고 최종 퀄 테스트(Qualification Test·품질검사)에 돌입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생성형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강하고 당분간 입지가 탄탄할 전망"이라며 "내년 2분기에 출시될 신규 GPU GH200에도 SK하이닉스의 HBM이 탑재될 예정이고 이로 인해 내년 연간 해당 수혜를 온전히 누릴 것"이라고 했다.

본업인 메모리반도체 업황도 개선되고 있다. 올 4분기 들어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탄력이 붙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은 현재보다 약 8~13% 상승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클라이언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8~13%, 엔터프라이즈 SSD는 5~10%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DDR4, DD45 등의 가격도 반등 중이다.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나 선제적 감산을 통한 적절한 공급 조절로 수급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당장 올 3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돈 성적을 낼 것이란 의견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SK하이닉스의 시장 평균 예상 매출액은 8조719억원, 영업손실은 1조6515억원이다. 적자 폭이 축소되고 있어 빠른 시간 내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본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D램 부문은 12%의 출하량 증가와 9.5%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PC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 지연과 대비되는 HBM 및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현 시점에선 1위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보다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가전, 모바일 부문 등의 성과가 복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다. 현재는 경기침체 여파로 삼성전자의 모든 부문 성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2150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한 펀드매니저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개선)를 노린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더 관심을 둔다"며 "신흥국 주식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를 사고, 삼성전자를 매도하는 롱숏 헤지펀드의 수급적인 요인도 작용한다"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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