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 "언제까지"

구서윤 2023. 10. 2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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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상 첫 '방송 중단' 선언하며 반발했지만 극적 합의
현대홈쇼핑은 대가검증 협의체에서 협의 이어갈 예정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홈쇼핑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가 연중 진행하는 송출수수료 협상이 보이지 않는 기싸움으로 길게 이어지고 있다. 겉보기에 갈등은 비교적 잦아드는 추세지만 TV홈쇼핑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아 언제든 다시 '송출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에 긴장감은 팽팽하다.

홈쇼핑 방송 화면[사진=GS샵]

24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사업자가 올해 송출 수수료 협상을 진행하며 사상 최초로 송출 중단 카드까지 꺼내든 이후 정부의 중재로 갈등은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채널 사용료다. 수수료 계약은 홈쇼핑 매출 증감, 유료방송 가입자 수 증감 등을 고려해 1년마다 진행된다. 홈쇼핑사가 송출수수료를 지급하는 곳은 지방 케이블 사업자까지 합치면 수십 개에 이른다.

NS홈쇼핑과 LG유플러스는 지난 17일 협상을 거쳐 송출수수료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 NS홈쇼핑이 지난 8월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가검증 협의체를 신청해 운영하면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

대가검증 협의체는 올해 3월부터 과기부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만든 기구다. 협의체는 사업자들이 자료를 성실히 제공했는지, 불리한 송출 대가를 강요하지 않았는지 등 협상이 적정한지 여부를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협의체의 권고에 대해 법적 강제성은 없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앞서 방송 중단을 선언했지만 극적으로 합의하거나 중단 시점을 연기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8월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와 갈등을 겪으며 이달 1일부터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중단 시점을 앞두고 합의를 이뤘다.

현대홈쇼핑은 이달 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 전 권역에서 방송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었지만 중단 시점을 한 달 미뤘다.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 13일 과기정통부에 대가검증 협의체를 요청하면서다.

현대홈쇼핑은 현재의 채널 번호 6번이 아닌 뒷번호 배정을 요구하면서 수수료도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KT스카이라이프는 채널 변경이 어렵다는 점과 함께 수수료 인하에 대해 협상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대가검증 협의체 운영으로 양사가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홈쇼핑은 대가검증 협의체에 참여해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CJ온스타일도 LG헬로비전과 갈등을 겪으며 방송 중단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일단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는 홈쇼핑과 유료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송출수수료 자체가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홈쇼핑과 유료방송 사업자 모두 TV 시청자 수가 줄고 있는 것에서 타격을 입고 있는데 유료방송 사업자는 매년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해 왔다. 홈쇼핑 업계는 그동안은 수수료 인상을 감내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격히 악화하자 더는 못참겠다는 입장이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액 5228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 36.4% 감소한 수치다. 롯데홈쇼핑은 2분기 매출액이 2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8% 감소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인원 구조조정이나 상품 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 부분으로는 단기간에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바닥을 친 영업이익을 일시적으로라도 회복하기 위해선 결국 송출수수료를 줄이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V 시청자라도 늘어나면 송출수수료 인상에 대해 납득하겠지만 케이블TV가입자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송출수수료는 올리려고 하니까 양측의 입장이 맞지 않는 것"이라며 "시장 논리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정부 개입을 바라는 눈치"라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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