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5000억' 폭탄…키움證 주가, 1년 전 수준으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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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종 최선호주으로 꼽혀온 키움증권 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수금을 절반 가량 회수한다 해도 2000억~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키움증권 호평은 부동산 관련 충당금이 적다는 것 덕분이었는데, 수천억원 대의 충당금이 발생해 장점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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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타격, 주주환원 계획 무색…사법리스크 우려도
증권업종 최선호주으로 꼽혀온 키움증권 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탄탄한 리테일 부문을 바탕으로 안정적 실적을 낸다는 점이 장점이었는데 영풍제지 관련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하며 상반기 실적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거래일 대비 2만4000원(23.93%) 급락한 7만6300원에 마감했다. 2021년 1월11일 장 중 고점(16만7500원) 대비 절반 넘게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이날 기준 2조11억원으로, 고점 대비 2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최근 주가는 향후 3년간 당기순이익의 30%를 주주에 환원할 것이라고 공시한 직후인 지난 11일 15.1% 반짝 급등했다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영풍제지 사태로 대규모 미수금까지 발생해 주가에 악재가 더해졌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 계좌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고 지난 20일 장마감 후 공시했다.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올 상반기 영업이익 5697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키움증권이 반대매매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영풍제지 거래정지 해제 후 반대매매를 하더라도 지속 하한가가 발생하면 회수 금액은 적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추심업체 등을 통한다 해도 키움증권의 미수금 회수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KB증권은 기존 13만원에서 12만3000원으로 하향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 충당금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부정적 주가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사태로 키움증권 기업가치와 주가를 지지했던 근거가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높은 리테일 점유율을 바탕으로 3분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 증가가 예상됐고,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중이 낮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올해 이익이 크게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수금을 절반 가량 회수한다 해도 2000억~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키움증권 호평은 부동산 관련 충당금이 적다는 것 덕분이었는데, 수천억원 대의 충당금이 발생해 장점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적극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밝히는 등 주가 기대감을 모았지만 기업가치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주가가 급락해 주주환원 계획 발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주주환원 의지가 무색해졌다.
특히 당국이 고강도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사법 리스크 우려가 커진다. 지난 4월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틀 전 다우데이타 주식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도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키움증권으로서는 짐이 늘어난 셈이다. 향후 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올 초만 해도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 후보로 꼽혔지만 재차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며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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