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방시대와 경기북도

이창명 기자 2023. 10. 24.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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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의 일부 지역은 경북 북부 지역의 오지보다 더 오지다."

경기북부 지역에 직접가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드는 것도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 북부 지역에 주거지를 마련한 신혼부부나 청약에 덜컥 당첨된 지인들의 비슷한 고민을 들은 적이 있다.

경기북부와 다른 비수도권 지역이 제로섬 게임을 하기보단 특별자치도 신설을 포함해 경기북부도 발전하고 다른 비수도권 지역과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찾아보고 고민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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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7.

"경기북부의 일부 지역은 경북 북부 지역의 오지보다 더 오지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온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같이 강조했다. 뒤처진 경기북부 발전을 위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신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국감에 참석한 의원들도 경기특별자치도 신설에 대해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지방교부세 배분 등과 관련해선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김교흥 행안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김 지사에게 "경기북도가 신설되면 지방교부세를 받아야 하고, 그렇다면 17개 시·도로 배분될 교부세가 줄어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복안이 있는지"를 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김 지사는 "만약 경기북도가 신설된다면 경기도가 상생협력기금에 더 많은 재원을 내겠다"면서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연간 0.31%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만큼 세수 확대를 통해 교부세를 받고 있는 단체에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든다고 해서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현재로선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특별자치도 신설이든 아니든 경기북부는 어떤 방식으로든 발전이 필요하단 점에선 공감하는 의견이 많다. 경기북부 지역에 직접가보면 이런 생각이 절로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경기북부지역에서 제법 "살 만하다"는 남양주나 구리, 파주, 의정부 주거단지에 살고 있는 직장인들 중에서도 종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남으로 출퇴근 할만한가요"라고 질문을 올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답글의 대부분은 "할 만하지 않다"고 써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 북부 지역에 주거지를 마련한 신혼부부나 청약에 덜컥 당첨된 지인들의 비슷한 고민을 들은 적이 있다. 결국 열악한 교통과 부족한 일자리를 생각하면 비수도권 다른 지역과 비교해 크게 나은 점이 없단 얘기다.

경기북도가 출범하면 상대적으로 수도권이 더 비대해지고, 비수도권과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에 경기북부만 예외일 순 없다. 경기북부와 다른 비수도권 지역이 제로섬 게임을 하기보단 특별자치도 신설을 포함해 경기북부도 발전하고 다른 비수도권 지역과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찾아보고 고민해볼 시점이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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