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손아섭’ 오늘은 베테랑의 힘…NC, 김광현의 SSG 꺾고 2연승
“이제는 고참들이 해줘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포스트시즌(PS) 들어 신들린 듯한 선수 기용과 작전을 펼치고 있는 강인권 NC 감독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정규시즌 4위 NC가 30대의 베테랑 손아섭과 박건우 등의 활약에 힘입어 정규시즌 3위 SSG를 7-3으로 꺾었다. 전날 4-3 신승에 이어 2연승을 달린 NC는 플레이오프(PO)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까지 5전 3승제로 펼쳐진 14번의 준PO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8팀 중 6팀(75%)이 PO에 진출했다.
작두 탄 NC 강인권 감독
양 팀 선발진의 무게에서는 SSG의 우세가 예상됐다. NC의 선발 투수는 시즌 4승(9패)를 거둔 송명기였던 반면 SSG는 왼손 에이스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 9승(8패)를 거둔 김광현은 NC를 상대로도 3경기에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3.31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두산과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줄곤 상승세를 타고 있는 NC는 1회초부터 김광현을 두들겼다.
톱타자 손아섭이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먼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2번 박민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3번 박건우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기회에서 마틴이 우익선상 2루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권희동의 적시타와 서호철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NC는 3-0으로 앞섰다. 2회에는 2사 후 연속 볼넷으로 맞은 2사 1, 2루에서 박건우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 한 점을 더 달아났다.
SSG의 필승카드였던 김광현은 초반 부진에 이어 왼손 엄지 손가락 굳은살 부위의 상처가 벌어져 3이닝을 던진 후 조기 강판 됐다. NC 송명기는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뒤 4회말 한유섬에게 2점 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를 최성영에게 넘겼다.
한유섬의 홈런 2방도 덧없이
준PO들어 타선이 터지지 않아 고민이었던 SSG의 반격을 이끈 것은 중심 타자 한유섬이었다. 한유섬은 0-4로 끌려가던 4회말 1사 1루에서 송명기의 몸쪽 낮은 직구를 잡아 당겨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2점 홈런을 쳐냈다. 한유섬은 2-4로 뒤진 6회에는 NC의 세 번째 투수 이재학의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중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SSG의 나머지 타자들은 고비마자 성공적인 계투 작전을 이어간 NC 투수진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날 SSG가 기록한 3타점을 한유섬 혼자의 작품이었다.
경기 들었나 놨다 한 NC 김형준
NC로서도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순항하던 경기의 흐름이 끊겼던 것은 5회초 공격 때였다. 4-2로 앞선 5회초 선두 타자 권희동이 SSG 3루수 최정의 송구 실책을 틈타 1루를 밟았다. 후속 서호철의 희생번트 때는 투수 문승원이 공을 더듬다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무사 1, 2루의 황금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형준은 벤치의 작전에 따라 보내기 번트를 댔다. 하지만 이 공이 투수 문승원 앞으로 빠르게 굴러가면서 투수-3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되고 말았다. 승기를 확실히 굳힐 수 있었던 기회를 허탈하게 놓치면서 NC는 경기 후반 살얼음과 같은 1점차 승부에 돌입하게 됐다.
그런데 결자해지한 것도 역시 김형준이었다. 4-3으로 앞선 8회초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형준은 8구째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호투하던 문승원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렸다.
손아섭-박건우, 베테랑의 힘
NC의 파상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도태훈의 몸에 맞는 볼과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손아섭이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적시 2루타를 쳤다. 박건우는 중전 적시타로 손아섭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이날 손아섭은 4타수 2안타 2볼넷 3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3번 타자 박건우는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박건우는 준PO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3차전 선발 SSG 오원석 vs NC 태너
양 팀의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25일 NC의 안방인 창원NC파크에서 열린다. 김원형 SSG 감독은 3차전 선발로 왼손 투수 오원석을 낙점했다. 김 감독은 “오원석이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경험했고, 10월에도 내용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NC의 3차전 선발 투수는 태너로 최종 결정됐다. 경기 전만 해도 올 시즌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외국인 에이스 페디의 3차전 등판을 공언했던 강 감독은 “페디가 오늘 훈련 중 부상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등판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3차전 선발 투수는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했던 태너로 갑자기 바뀌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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