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빈 살만 모교서 “새 길 함께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 돼야”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수도 리야드의 킹사우드대학 강연에서 “한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킹사우드대는 1957년 사우디에 설립된 최초 대학이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졸업한 학교로, 외국 정상의 강연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학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1970년대 고속도로 건설 등 인프라 협력으로 맺어진 한·사우디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는 한국 경제 발전의 중요한 발판이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는 30세 이하 청년들이 인구의 63%를 차지하는 젊은 국가”라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사우디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세계 최대 규모의 K컬처 페스티벌인 ‘케이콘 사우디아라비아 2023′이 리야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점을 언급하며 “K팝, K드라마, K푸드에 높은 관심을 갖고 성원을 보내준 사우디 청년들에게 깊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사우디 청년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연구에 참여토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바이오·메디컬·재생에너지 등 첨단 분야 연구와 여성 리더십 강화 등 사우디 학생의 관심 분야에 대한 한국 유학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22일 야마마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과 관련해 인도적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 회복을 위해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나갈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가) 현재 분쟁 중에 특정한 한 편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 추진 문제와 관련해 “최근 미국의 중재로 진행됐던 이스라엘과의 수교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접지 않고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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