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에 천궁Ⅱ 5조’ 이어 사우디에 방산 수출 임박 … “규모 상당히 커”
대통령실은 23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화력무기 등 각종 K무기의 수출을 놓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35억달러(약 4조7300억 원) 규모의 ‘천궁-Ⅱ’ 지대공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큰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출도 성사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현지 시각) 리야드 현지 브리핑에서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김 차장은 또 “방위 산업은 사우디와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우수한 방산 기술이 사우디 국방력 강화에 도움 되도록 협력해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각종 분쟁이 벌어진 중동의 지역적 특수성으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의 중인 방산 품목과 규모의 구체적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계약은 성사 단계에 와있다”면서 “규모와 액수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알아라비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인접국인 예멘의 후티 반군의 로켓·탄도 미사일, 무인기·드론 공격 위협에 처해 있어 방공 무기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브하 공항은 후티 반군의 자폭 드론,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사우디아라비아는 북한의 장사정포, 탄도미사일, 드론 공격에 노출된 한국의 안보 상황과 한국형 3축 체계 등 대응 전략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방산 협력도 이와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양국 간 방산 협력 계약이 타결되면 K방산의 중동 최대 규모 수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한국의 천무 다연장로켓(MLRS)을 배치해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지난 4월 천무 MLRS 2문이 예멘 접경지에 배치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사우디 국영 통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천무 체계를 도입하는 8억달러(작년 평균환율 기준 약 1조4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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