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野도 못 웃는 이상한 일본 보궐선거
제1 야당, 무소속 밀어 당선됐지만 유권자는 야당 보고 표 안줘, 외면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22일 열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당에 사실상 패배하며 ‘장기 집권 시나리오’에 제동이 걸렸다. 집권 자민당에 연패(連敗)해온 제1 야당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모처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2일 밤 보궐선거 승리를 확정하고도 이즈미 대표는 취재진 앞에 서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집권 여당은 유권자의 신뢰를 잃고 야당은 무능에 빠진 일본 정치의 현실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날 보궐선거가 열린 선거구 2곳 가운데 도쿠시마·고치 참의원(상원) 선거구는 입헌민주당 등 야권이 지지한 무소속 히로타 하지메 후보가 자민당 니시우치 겐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나가사키 4구의 중의원(하원) 선거구에선 자민당 가네코 요조 후보가 당선됐다. 1승 1패의 성적표지만 선거구 2곳이 예전부터 자민당이 줄곧 승리한 지역구였기 때문에 자민당으로선 한방 맞은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23일 자 사설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기시다 정권에 대해 경종(警鍾)을 울린 것”이라고 썼다. 방위력 강화나 인구 대책에 총력을 다한다는 발표를 거듭하는 기시다 정권이 주변에 성과를 알리는 ‘발신(發信)’에만 관심 있고 정작 정책을 실현할 만한 전략은 안 보인다는 것이다. 당초 기시다 총리는 보궐선거에 승리한 뒤 여세를 몰아 연내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 승리를 거쳐 내년 9월에 자민당 총재에 재선되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자민당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대표도 축배를 들기는커녕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2년 전 취임한 이즈미 대표는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와 올해 4월 보궐선거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가 이번에 승리했다. 문제는 승리를 안겨준 히로타 하지메 당선자(무소속)가 입헌민주당의 지지를 받은 야당 통합 후보이면서도 선거 가두 연설에서 한 번도 입헌민주당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능한 입헌민주당’이란 유권자의 인식 탓에 아예 ‘언급하지 않는 전략’으로 승리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입헌민주당이란 간판으론 선거에 이기지 못한다는 걸, 이번 보궐선거가 여실히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정책 대안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자민당을 비판하는 것만으론 유권자의 지지를 되찾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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