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무너뜨린 공룡 군단… PO 진출 1승 남았다

인천/강호철 기자 2023. 10. 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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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준PO 2차전 SSG 7대3 격파

NC 포수 김형준(24)은 23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선발 투수가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4회부터 불펜이 가동되면서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갔다. 이날 경기 초반 젊은 투수들의 제구가 흔들리자 수시로 다독거리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수비만으로 승리할 수는 없었다.

아! 하늘이시여… - 프로야구 NC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대3으로 승리, 22일 1차전에 이어 원정 두 경기를 모두 이겼다. NC 김형준(오른쪽)이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8회초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탄식하는 SSG 최주환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4-3으로 불안하게 앞서던 8회초. 공격에서 쐐기를 박을 점수가 필요했다.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이미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올 정규 시즌 26경기에 나와 타율이 0.236에 불과하지만 17안타 중 6개가 홈런일 정도로 장타력은 검증된 선수. 후반기 들어 좋은 타격감을 보이면서 선배 박세혁(33)을 제치고 올 가을야구에서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김형준의 방망이는 8회초 힘차게 돌았다.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선두 타자로 나와 SSG 문승원과 풀 카운트 승부 끝에 8구째 시속 127㎞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 대형 홈런. 이전까지 4이닝 노히트노런 투구를 펼치던 문승원에겐 뼈아픈 타격이었다. 5-3으로 달아나며 기세를 탄 NC는 계속된 공격에서 손아섭의 2루타, 박건우의 중전 안타 등으로 2점을 더 보태 7-3을 만들었다. 이어 NC는 김영규·류진욱·이용찬으로 이어진 필승 계투조가 SSG 막판 추격을 따돌리며 7대3으로 경기를 끝냈다.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3차전은 25일 NC 홈구장 창원NC파크로 옮겨 치러진다.

NC는 손아섭-박민우-박건우 등 리그 최정상급인 1~3번 타자들 힘으로 초반 승기를 잡았다. 올 시즌 타격왕이자 최다안타 1위인 1번 타자 손아섭이 출루하면 2~3번 타자가 뒤를 받치는 모양새다. 정규 시즌 때도 NC는 1~3회 팀 타율이 0.293으로 전체 팀 중 가장 좋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 3인방은 위력을 발휘했다. 1회 선두 손아섭의 내야 안타와 박건우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마틴의 2루타, 권희동의 우전안타, 서호철의 외야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3점을 선취했다. 2회엔 손아섭과 박민우는 2회 2사 후 연속 볼넷을 골랐고, 박건우가 우전 안타로 손아섭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손아섭은 이날 네 차례 출루해 세 번 홈을 밟았고, 박건우는 3안타로 2타점을 뽑아냈다.

NC쪽으로 쏠리는 듯하던 승부는 SSG 한유섬(36)의 홈런 두 방으로 흔들렸다. 한유섬은 0-4로 뒤진 4회 2점 홈런, 그리고 6회 솔로 아치 등 혼자 3타점을 올리며 1점 차 승부를 끌어냈다. 과거 SK 시절에도 그는 2018년 포스트시즌에서 홈런 네 방을 터뜨린 ‘가을 사나이’다. 당시 우승을 결정 지은 한국시리즈 6차전, 4-4로 맞서던 연장 13회초 두산 유희관을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MVP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지난해에도 주장을 맡아 SSG 첫 우승 기쁨을 함께했다.

하지만 SSG는 8회 펼쳐진 NC의 예리한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선발 투수 김광현(35)은 왼쪽 엄지손가락 굳은살 부위 상처가 벌어지는 바람에 투구가 어려워져 조기 강판했고, 4회부터 마운드를 책임지고 4이닝 역투를 펼친 문승원은 8회를 견뎌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SSG는 득점 찬스에서 여전히 무기력증을 보였다. 1차전 8차례 득점권에서 희생플라이로 1점만 뽑아낸 SSG는 2차전에서도 여섯 차례 득점권 기회에서 타선이 침묵했다. 1~2차전 득점권 타율이 0.412(17타수 7안타)인 NC에 현저하게 뒤졌다. SSG 김원형 감독은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말했다. SSG는 3차전 선발로 오원석을 내보낼 예정이다. NC 강인권 감독은 “페디가 훈련 후 병원에 다녀왔는데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3차전 선발이 힘들 것 같다”며 “공격이 상승세니 태너로 3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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